[권기범기자] 류현진(한화)이 자존심을 구겼다. 롯데 타선을 만나 초반부터 두들겨맞더니 3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하늘도 도와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10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승수 추가에 나섰지만, 달아오른 롯데 타선을 억누르지 못하고 3회말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정재원과 교체됐다. 최종 2이닝 49구 7피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
이는 류현진의 통산 최소이닝 강판 수모다. 류현진은 2009년 7월 18일 대전 KIA전에서 2.2이닝 6실점, 2009년 8월 5일 대구 삼성전에서 2.2이닝 4실점하면서 물러난 것이 이전 기록한 개인 최소이닝 투구 기록이었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말 선두타자 전준우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3루에 몰린 류현진은 손아섭의 2루 땅볼을 놓친 2루수 이여상의 실책으로 전준우의 홈인을 허용해 첫 실점했다. 이후 이대호에게 곧바로 좌월 스리런포를 두들겨맞으면서 한순간에 4실점했다.
류현진은 2회말은 삼자범퇴로 간단하게 이닝을 끝마쳤지만, 결국 3회말을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황재균에 이어 손아섭과 이대호(1타점)까지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한 것. 좀처럼 냉정함을 되찾지 못하자 한대화 감독은 강민호 타석 때 정재원을 구원 투입하고 류현진을 불러들였다.
속쓰린 결과다. 이날 경기 전부터 추적추적 내린 빗줄기로 한대화 감독은 걱정이 앞섰다. 행여나 류현진이 호투하는 도중 노게임 선언이라도 될까 노심초사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류현진이 초반 무너져 한화는 오히려 노게임을 바라는 상황이 됐고, 애석(?)하게도 빗줄기는 잦아들었다. 한대화 감독은 하늘이 원망스러웠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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