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의 화력이 드디어 폭발했다. 초반부터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면서 가공할 파괴력을 선보였다.
롯데는 9일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선발 사도스키의 6이닝 2실점 호투 속에 홍성흔의 만루포 등 홈런만 무려 5개를 생산하면서 최종 13-7로 승리했다.
이로써 5위 롯데는 앞서 삼성에 당한 2패를 시원하게 설욕하면서 새 마음가짐으로 주말 한화와의 홈 3연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시즌 성적 24승 27패 3무. 반면 화력이 살아나며 4연승을 내달리던 4위 삼성은 롯데의 일격에 연승행진을 마감했다. 시즌 성적 29승 24패 2무.
선발 사도스키가 양승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6회말까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승리의 텃밭을 일궈냈다. 최근 불붙은 삼성 타선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사도스키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내는 동안 롯데 타선은 그야말로 활화산처럼 끊임없이 폭발했다. 1회초 선두타자 전준우의 좌월솔로포로 득점의 물꼬를 튼 롯데는 2회초에도 3루주자 강민호가 박진환의 2루 땅볼 때 재빨리 홈을 밟아 1점을 보탰다.
여기까지는 서곡. 3회초부터 롯데의 방망이가 삼성의 마운드를 본격적으로 두들겼다. 선두타자 전준우, 황재균(1타점), 손아섭, 이대호(1타점)의 4연속 안타로 2점을 더한 롯데는 강민호가 긴급 구원등판한 두번째 투수 이우선에게 볼넷을 골라내 무사 만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지명타자 홍성흔이 곧바로 우중월 만루포를 작렬시키면서 스코어는 단숨에 8-0이 됐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4회초 황재균의 우월 솔로포와 강민호의 우중월 투런포까지 잇달아 터지면서 무려 11-0까지 앞섰다. 사실상 경기 초반 홈런포만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삼성은 5회말 김상수의 우익수 방향 1타점 적시 3루타 후 이영욱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쫓았지만, 추격하기에는 스코어 차이가 너무 컸다. 게다가 롯데는 6회초에도 손아섭이 우중간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삼성의 추격 의지마저 끊어냈다.
물론 막판 삼성도 포기하지 않고 뒷심을 발휘했다. 8회말 집중력을 발휘해 무려 5점을 얻어낸 것. 가코(1타점), 강명구(1타점), 김상수(2타점)가 잇달아 징검다리 적시타를 뽑아냈고, 볼넷으로 출루해 김상수의 안타 때 2루를 밟은 채상병은 2루수 문규현의 실책 덕에 홈까지 밟았다. 하지만 삼성은 초반 벌어진 스코어 차이를 뒤집기는 힘들었다.
사도스키는 직구 최고구속 146km를 기록했고,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으면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최종성적은 6이닝 80구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시즌 3승째.
다만 롯데는 불펜진의 잇단 추가실점으로 승리하고도 찜찜함을 느껴야 했다. 사도스키의 바통을 이어받은 임경완이 1이닝을 잘 틀어막았지만, 코리가 줄기차게 두들겨맞았다. 8회말 등판한 코리는 아웃카운트 한 개만 잡아내고 4피안타 1볼넷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크게 리드한 터라 문제는 없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양승호 감독은 허탈한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이후 이명우와 김사율이 경기를 매조지었다.
롯데 타선은 9회초까지 장단 18안타를 뿜어냈다. 특히 이 중 홈런만 5개에 달해 장타력으로 무장한 공포의 타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황재균과 손아섭은 홈런 포함 4안타 2타점씩 기록했고, 만루포의 주인공 홍성흔은 3안타 4타점으로 지명타자의 임무를 완벽히 완수했다. 강민호도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톱타자 전준우도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한편, 삼성 선발 장원삼은 2이닝 60구 7피안타(1홈런) 2탈삼진 6실점하며 무너졌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우선(3이닝 5실점)과 임진우(3이닝 2실점)도 추가실점하면서 일찌감치 패배를 예고했다. 타선은 막판 분전으로 13안타를 기록했지만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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