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뜨거운 금요일밤의 잠실이었다. 초반부터 치고받는 난타전이 이어졌고, 양 팀 합쳐 장단 27안타가 폭발했다. 혈전 속에 승자는 원정팀 한화.
한화는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초반부터 치열한 득점공방을 벌인 끝에 9-10으로 뒤지던 9회초 상대 폭투와 강동우의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해낸 후 9회말 위기를 잘 넘겨 11-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25일~26일 대전 SK전서 기록했던 연패를 힘겹게나마 탈출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즌 성적 18승 27패 1무로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반면 두산은 3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여전히 5월 악몽에 허덕였다. 18패 23패 2무로 승패차가 어느덧 '-5'가 됐다.
도망자 한화와 추격자 두산의 한판 승부. 결국은 한화가 진흙탕 승부 끝에 막판 재역전을 일궈내면서 승리를 장식했다.
1회초 한화가 최진행의 1타점 적시 2루타와 이어진 1사 1, 2루서 정원석의 2루 땅볼 때 3루주자 장성호가 홈을 밟아 2-0으로 앞섰나갔지만, 리드의 기쁨은 잠시였다. 두산은 2회말 이성열의 중월 투런포 한 방으로 한 순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득점공방은 이후에도 화끈하게 이어졌다. 한화가 3회초 정원석의 1타점 적시타 후 만들어낸 1사 2, 3루서 이대수가 좌월스리런포를 쏘아올려 6-2까지 앞서자 두산은 또 추격을 개시했다.
이번에는 동점을 넘어 역전까지. 돌아온 3회말 두산은 김동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후 일궈낸 2사 1, 2루서 구원등판한 데폴라가 양의지의 투수 땅볼을 악송구하는 실책을 저질러 2점을 추가했고, 정수빈이 우익선상 적시 2타점 3루타까지 터뜨려 단숨에 7-6으로 역전했다.
물론 한화도 승부욕은 남달랐다. 4회초 1사 2, 3루서에서 장성호의 2루 땅볼 때 3루주자 강동우가 홈을 밟았다. 곧바로 7-7 동점. 한화는 6회초 최진행의 우중간 1타점 적시 3루타, 7회초 대타 이양기의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 2루타로 2점을 보태 9-7로 다시 도망갔다.
안정권에 접어든 듯 했지만 여기서 두산의 뒷심이 나왔다. 두산은 7회말 2사 후 최준석의 중월솔로포로 재추격을 개시한 뒤 이성열과 대타 유재웅의 연속볼넷으로 2사 1, 2루를 만들어냈다. 긴장된 상황에서 김재호의 중견수 방면 1타점 적시타와 정수빈의 좌전 1타점 적시타가 잇달아 터져 10-9로 극적인 역전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독수리 군단'의 발톱이 살아있었다. 한화는 9회초 1사 1, 2루에서 정재훈의 폭투로 기어코 동점을 일궈낸 후 강동우의 중견수 방면 1타점 적시타로 11-10으로 경기를 또 뒤집어냈다. 그야말로 극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이후 한화는 9회말 1사 2, 3루의 위기를 선발요원 김혁민까지 구원투입해 틀어막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던 안갯속 승부를 승리로 마무리지었다.
한화 선발 안승민은 2.1이닝 38구 6피안타(1홈런) 1탈삼진 5실점하며 조기강판 당했지만 한대화 감독은 데폴라-박정진-마일영-유원상-오넬리-김혁을 줄줄이 투입하면서 짜릿한 승리를 만끽할 수 있었다.
장단 15안타 8볼넷을 뽑아낸 한화 타선에서는 결승타의 주인공 강동우가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천금의 활약을 펼쳤고, 최진행도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추승우도 3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한편 두산 선발 페르난도는 3.1이닝 86구 5피안타(1홈련) 5볼넷 3탈삼진 7실점투로 또 다시 부진했다. 한국 무대 입성 후 5경기서(구원 1회) 아직까지 첫 승도 신고를 못한 처지. 스트라이크와 볼의 제구 편차가 너무 컸고, 한화 타자들은 직구만 노려치면서 페르난도를 공략했다. 두산으로서는 큰 고민거리를 떠안게 됐다. 총 5명의 계투요원 투입과 장단 12안타 8사사구(6볼넷)를 뽑아낸 타선이 존재했지만 뒷심 싸움에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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