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25일 목동구장에 커다란 샌드백이 등장했다. 타자들의 타격시 임팩트를 키우는 훈련을 돕기 위한 조치였다. 타자들이 샌드백에 대고 스윙을 하는 훈련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1군에서 샌드백을 본 게 얼마만이냐"면서 기억을 더듬었다. 넥센 코치진 역시 "현대 시절 이후 처음 꺼내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넥센은 24일부터 경기 전 라이브 배팅(투수가 실전처럼 던지는 공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샌드백까지 동원을 했다. 하지만 25일 KIA와의 경기에서 안타 6개와 볼넷 7개를 얻어내고도 1득점에 그치며 결국 연패를 끊지 못했다.
극심한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는 타선도 문제지만 넥센 투수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7연패에 빠져 팀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투수들마저 볼넷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이런 투타의 동반 침체로 넥센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1승9패로 철저하게 막혀있다.
넥센이 최근 10경기서 기록한 볼넷은 총 55개. 경기당 5.5개의 볼넷을 상대팀에 내줬다. 시즌 총 4사구는 218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6연패의 사슬을 끊기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나선 25일, 선발로 등판한 금민철은 이날 KIA에 총 3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런데 볼넷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부터 볼넷으로 출루시킨 금민철은 1루 송구 실책까지 범하면서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다. 이용규는 김원섭의 외야 뜬공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3회에도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출발이 좋지 않았다. 이어 이범호와 최희섭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마음이 급해진 금민철은 차일목에게 추가 볼넷을 내줘 다시 주자를 쌓았다. 결국 김주형과 이종범이 연속 안타를 때려 차일목마저 홈으로 들어와 점수는 0-5로 벌어졌다.
이날 볼넷을 더해 금민철의 시즌 총 볼넷 허용 개수는 31개로 늘어났다. SK 전병두와 함께 볼넷 부문 공동 1위다.
투수들의 부진을 보는 정민태 투수코치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정 코치는 투수들의 볼넷에 대해 "볼넷이 나오면 야수와 벤치 모두 기분이 안 좋다. 그런 상황이 연결돼 결국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투수가 볼넷을 내주면 경기 시간도 길어지고, 야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투수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야수들의 마음도 조급해진다. 더구나 팀이 연패에 빠져있는 상황이라면 선발 투수의 믿음직스러운 투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금민철은 어김없이 볼넷에 발목이 잡혀 무너졌고, 팀도 1-8로 패해 7연패를 당했다. "차라리 안타를 맞으면 납득이 가겠다"는 정 코치의 말에 아쉬움이 잔뜩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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