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목표대로 잘 가고 있다."
무덤덤한 표정 가운데서도 8강에 진출했다는 기쁨은 숨길 수 없었다. 아시아 정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계속 즐거움을 누렸으면 하는 생각이 얼굴에서 묻어나왔다.
전북 현대가 24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톈진 테다와의 단판 승부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두 시즌 연속 8강행을 확정했다.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 나선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 집중력을 발휘해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더블(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현실적 목표로 내세운 최 감독은 "당초 전반기 K리그 선두권과 챔피스언리그 8강 진출이 목표였는데 잘 이뤘다. 지금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라며 지속적으로 팀의 순항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전북으로선 무엇보다 부진의 늪에서 탈출할 줄 몰랐던 에닝요의 부활이 반갑다. 그동안 에닝요는 정규리그에서 원인 모를 부진에 빠지며 1골 1도움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는 두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최 감독은 "몸상태는 문제가 없었는데 골이 안 터져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강원FC와 11라운드에서 이동국과 트러블도 있었다"라며 "본인도 잘못을 시인하고 팀에 좀 더 희생하겠다고 했다. 공교롭게 골도 넣고 좋은 경기를 했다. 능력 있는 선수라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10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두 골을 넣고도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에 이상이 생겨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던 이동국을 선발 출전시킨 것에 대해서는 "통증 정도가 경미해 본인이 강력히 뛰고 싶다고 해서 투입했다. 안 좋으면 빼려고 했는데 경기가 일방적이었고 부상 없이 마쳐 다행이다"라고 안도감을 나타냈다.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지는 8강 대진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원정 거리가 긴 중동팀은 가급적 피했으면 하는 소망을 표현했다. 최 감독은 "어느 팀이 올라오든지 상관 없다"라면서도 "일본과 한국에서 경기하면 상대 부담은 있어도 원정 거리가 짧다. 원정을 멀리 가면 리그 두 경기를 컨트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중동 대신 K리그나 J리그 팀과의 만남이 이뤄지기를 바랐다.
한편, 네덜란드 출신의 톈진 아리에 한 감독은 "주전 5명이 경고 누적으로 빠져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라며 "전반전에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오프사이드 판정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한 감독은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최선을 다했고 중국 리그에서 열심히 하겠다"라며 쿨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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