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한화가 5월 들어 재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팬들은 일명 '5부제 승리'라고 일컫기도 한다. 연승도 없고 연패도 없이 1승과 1패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한대화 한화 감독은 "오늘은 이길 차례"라고 언급하며 껄껄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는 5월 5일 SK전에서 3-9로 패한 뒤 지난 17일까지 무려 12경기서 패-승-패-승을 반복하고 있다. 이후 이어진 넥센, LG, 삼성과의 3연전서 순서대로 한 번 패하면 한 번 만회하는 승리를 하고 있는 한화는 17일 두산전에서 1-8로 패했다. 때문에 한대화 감독은 농담섞어 18일 경기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또 한 번 '5부제' 행보를 이어갔다. 두산은 불안한 선발 페르난도를 4회 무사 1루서 강판시킨 뒤 총 7명의 계투진을 모조리 쏟아부었지만 물오른 독수리 타선을 막지 못했다.
한화는 올 시즌 팀 최다안타 및 팀 두번째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는 등 두산의 마운드를 상대로 18안타를 뽑아내면서 9-7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둬들였다, 타선의 맹폭과 막판 3.1이닝을 무실점으로 소화한 박정진의 역투가 이날 승리의 동력이었다.
경기 전 한화의 덕아웃은 팀의 일희일비 행보가 화제거리였다. 한대화 감독은 "나도 제발 좀 연승을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웃었고, 급기야 "차라리 승승승-패패패가 낫지 않을까"라고 취재진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물론 취재진은 "그래도 1승 1패씩 하는게 낫지 않느냐,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못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면 잡음도 없고 좋다"고 조언했고, 한 감독은 "그러냐"고 또 한 번 박장대소했다.
더욱 재미있는 대목은 이날 경기 전 한대화 감독이 '물방망이' 타선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는 것. 한 감독은 "선수들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매일 저기서(타석) 여기만(덕아웃) 왔다갔다하니 얼마나 재미 없겠느냐"며 "지난 주만 해도 선수들 타율이 아마추어 볼링 애버리지나 다름없었다"고 웃을 수 없는 현실을 피력했다. 실제로 팀 타율도 17일까지 2할2푼5리로 최하위였다.
그런데 이길 차례(?)가 되자 이런 한화의 솜방망이 타선이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시즌 팀 최다안타를 폭발시켰으니 이 정도면 새로운 징크스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최하위 한화로서는 승률 상승을 위한 '좋은 징크스'다.
한화는 5월 전체로는 15경기서 7승 8패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12경기서는 일희일비하는 묘한 행보로 6승 6패를 수확했다.
한화의 이색행보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5월의 한화는 다소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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