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최하위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본격적인 구단 쇄신에 나섰다. 지난 15일 김관수 대표이사와 윤종화 단장이 성적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한 것. 후임 대표이사에는 정승진 전 대덕테크노밸리 대표이사, 새 단장에는 한화도시개발 노재덕 상무가 각각 선임됐다.
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진 이번 인사는 향후 한화 이글스의 전면적인 개혁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한화 그룹은 구단 경영진의 교체를 계기로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혁신방안을 수립,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명문구단으로 도약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도 약속했다.
앞으로 한화 이글스에 주어진 과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2군 전용 경기장의 건설이다. 한화 2군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군 전용 경기장 없이 훈련과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당연히 2군 선수들의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이는 세대교체의 실패로 이어졌고 결국 지난 2년간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아드는 결과로 나타났다.
전력 강화를 위해서는 선수 보강도 필요하다. 선수를 보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FA 영입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한화는 2006 시즌을 앞두고 SK에서 유격수 김민재(현 한화 코치)를 영입한 것이 유일한 외부 FA 영입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후 단 한 번도 FA를 영입한 적이 없었다. 올 시즌 앞두고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국내로 유턴한 이범호를 붙잡는 데도 실패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꽤 쓸 만한 FA 선수들이 시장에 나온다.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한화는 그 중 필요한 선수를 영입해 전력 공백을 메울 필요가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한화가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2006년, 선수 보강에 많은 투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A 김민재를 영입해 유격수 공백을, 빅리그에 도전 중이던 구대성을 복귀시켜 마무리 공백을 각각 메웠다. 투자한 만큼 효과가 나타났고 한화는 그 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한화 이글스가 바닥의 성적에도 불구, 끈끈한 경기력으로 상대팀을 괴롭히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성적도 나쁘지 않다. 5월 들어 6승 7패를 기록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근성을 갖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승민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일단 리빌딩의 기초는 갖춰지기 시작한 셈이다.
한화 구단은 15일 경영진 교체 소식과 함께 "과감한 투자확대를 통해 우수선수 확보 등 전력 보강 및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2군 전용 연습구장을 조속히 건립해 유망선수에 대한 육성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향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단도 이제 팀 재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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