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명장'이란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감독이 또 있을까.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명장'이라 불린다.
지난 1986년 맨유 감독으로 부임한 후 지금까지 무려 25년 동안 맨유의 수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세계 최고 클럽의 수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퍼거슨 감독이 명장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 중요한 이유. 지난 25년 동안 퍼거슨 감독은 그 누구도 해내기 힘든 마법을 부렸고 맨유는 잉글랜드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섰다.
퍼거슨 감독이 맨유에 오기 전만 해도 잉글랜드 최고의 클럽은 리버풀이었다. 1888년 잉글랜드 풋볼리그가 시작된 후 1989~90시즌까지 리버풀은 총 18회의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최다 우승 기록이다. 그 어떤 클럽과도 비교를 허락치 않는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 클럽이었다. 1989~90시즌에 리버풀이 18번째 우승컵을 차지할 때 맨유는 고작 7번의 우승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1986년 퍼거슨 감독이 부임하자 맨유는 달라졌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판도도 달라졌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과 동시에 맨유는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다. 1992~93시즌 프리미어리그 초대 챔피언에 오른 맨유는 이후 2번의 3연패 등을 일궈내며 18년 동안 무려 11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는 2006~09년까지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이로써 맨유는 총 18개의 리그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1989~90시즌을 마지막으로 리그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리버풀을 어느새 따라잡아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퍼거슨 감독의 부임 이후 맨유는 11개의 우승컵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리고 2010~11시즌. 맨유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사상 최다 우승 기록인 19회 우승이라는 새역사를 세울 전망이다. 9일 새벽(한국시간)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2-1 승리를 거둔 맨유는 승점 76점을 기록했다. 유일한 경쟁자였던 2위 첼시가 승점 70점에 머물며 승점 6점 차로 벌려놓았다.
남은 경기는 단 2경기. 맨유가 2경기 모두 패하고 첼시가 2경기 모두 승리한다면 순위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따라서 맨유의 리그 우승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19번의 시즌 중 12번째 우승컵이 가까이 왔다. 맨유의 통산 19회 우승이라는 영광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맨유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곧 전술이라고 했다. 지난 25년 동안 아무리 좋은 선수가 들어오고 좋은 선수가 나가도, 선수 구성이 바뀌고 주변에서는 위기라고 해도, 맨유는 흔들림없이 강했다. 퍼거슨의 눈빛을 받은 선수는 보란 듯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것이 바로 퍼거슨 감독의 힘이다. 퍼거슨 감독이 있는 한 맨유는 쓰러지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맨유의 영광. 역시나 그 영광은 퍼거슨 감독과 함께 한 영광이라 할 수 있다. '명장'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 벅찰 정도로 퍼거슨 감독의 업적은 너무나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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