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40여일 만에 찾은 홈 경기장이 달라진 것을 본 상주 상무 이수철 감독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상주 시민운동장에는 흙 잔디가 아닌 사계절 잔디가 깔렸고, 조명탑도 5월 초면 세워질 예정이라 기분은 만점이다. 그러나 경기력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상주는 16일 오후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6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2승4무, 승점 10점을 기록한 상주는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중상위권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이수철 감독은 "오늘도 이겨야 할 경기를 잡지 못해서 아쉽다"고 경기 결과를 되짚은 뒤 "자전거 축전에 관중을 많이 뺏긴 것 같다"라고 적은 관중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개막전 때 1만6천400명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것과 달리 이날 경기는 절반에 못 미친 7천624명이 관전했다.
국내에서 자전거 이용이 가장 활성화된 도시 상주는 이날 제3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이 열렸다. 대부분의 시민이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녀 축구장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꽉 들어차지 않은 관중석이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한 이 감독은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서운했다. 더 많았으면 힘이 났을 것 같다. 관중 없는 경기는 무의미하다"라고 숨김없이 말했다.
무엇보다 이기지 못한 경기를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이 감독은 "대전의 지난 경기들을 살펴보니 기동력도 좋고 활발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것 같았다"라며 힘든 상대였가도 평했다.
쉽게 찬스가 나지 않아서 높은 결정력이 필요했다는 이 감독은 정규리그 6골을 넣으며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김정우에게 너무 관심이 몰리는 부분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장남석이나 최효진, 고차원 등 다른 선수들을 이용해 공격 방법을 다양화시켜야 한다. (상주는) 김정우만의 축구가 아니다"라며 특정 선수에 쏠리는 공격 집중도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상주는 전남 드래곤즈, 수원 삼성 등 만만치 않은 팀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매년 반짝 돌풍을 보여주다 서서히 순위가 처지는 패턴을 반복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은 "볼 소유를 잘해서 상대보다 더 좋은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오늘도 미드필드를 장악하지 못했다"라며 "이기려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지 비기려고 하면 안된다. 전남과의 원정 뒤에 수원과 하게 된다. 올해 수원이 선수 보강을 많이 했는데 이길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군팀의 특성상 외박이나 휴가 등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는 23일 전남 드래곤즈 원정을 치른 뒤 휴식을 부여할까 생각중이다.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면 휴식이나 외박이 필요할 것이다. 일부러 자르지는 않았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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