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정겨운 시골 장터 분위기는 여전했다. 경기장 밖에는 한우 시식회, 특산물 홍보 등 시선을 끌 만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농촌 도시답게 흥겨움과 애틋함이 어우러지며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닌 축제의 장이었다.
상무(국군체육부대) 축구단의 연고지인 경상북도 상주.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찾아오면서 조용했던 도시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지난달 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개막전에서는 김정우가 두 골을 넣으며 2-0으로 승리, 화끈하게 홈팬들과의 첫 대면식을 치르며 좋은 출발도 했다.
40여일 만에 상주에 다시 찾아온 K리그 경기, 상주-대전의 경기는 개막전 때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상주시민운동장 외곽에는 온통 잔치판이 벌어졌다. 먹을거리를 들고 찾은 가족단위의 관중부터 축구동호회원들의 응원 물결까지 시끌시끌했다.
그러나 예상 밖의 난적이 있었다. '자전거'였다. 이날 경기장 인근에서는 제3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이 열렸다. 녹색산업을 장려하는 정부의 정책까지 더해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하는 등 다른 볼거리가 생겨 상주-대전 경기의 관중 몰이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됐다.
자전거 축전은 경기 시작 한 시간 뒤인 오후 두 시부터였다. 시간이 겹치면서 흥행 차질이 불가피했다. 상주 시내 곳곳에는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지난 개막전에서는 1만6천40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에도 만원 관중이 예상됐지만 아쉽게 지역에 큰 행사가 겹치면서 관중 분산은 피할 수 없었다.
특히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이후 세 번째 국가 원수의 상주 방문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노년층 상당수가 자전거 행사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는 것이 구단의 자체 분석이다.
이를 우려했던 상주 구단에서는 광폭 홍보에 나섰다. 마을마다 확성기 홍보는 기본이었다. 인근의 충청북도 보은, 충주, 경상북도 안동, 여주 등 한 시간 이내 거리의 도시에도 홍보 전단을 뿌렸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시도했다.
이날 상주시민구장을 찾은 관중수는 총 7천624명으로 개막전의 절반이었다. 그러나 상주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상주 관계자는 "사계절 잔디를 새로 깔았고 앞으로 조명탑도 생길 예정이다. 5월 중순부터 야간 경기가 가능한데 더 많은 관중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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