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마우리시오 몰리나(31, FC서울). 그는 K리그 최고의 용병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09시즌 중반 성남 일화에 입단해 2시즌 동안 22골 11도움을 올리며 K리그에 '몰리나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나 몰리나의 정확하고도 위력적인 왼발은 K리그의 간판 공격옵션이 됐다. 2010시즌 성남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몰리나는 일등공신이었다.
2010시즌을 끝내고 몰리나는 K리그 '디펜딩 챔피언' FC서울로 이적했다. 서울팬들은 환호했고 몰리나가 합류한 서울은 다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게 됐다. 이미 K리그에서 검증된 최고 용병의 힘이었다. 몰리나이기게 그 기대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2011시즌이 개막하자 몰리나는 침묵했다. 성남 시절 몰리나의 모습은 볼 수 없다며 여기저기서 몰리나를 흔들었다. 데얀과의 불화설, 팀에 녹아들지 못하며 방황한다는 얘기, 서울의 전술과는 맞지 않다는 등 주변에서 많은 말들이 나오며 몰리나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워낙 기대감이 컸던 몰리나이기에 그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서울이 시즌 초반 추락하자 몰리나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거금을 들여 새로 영입한 선수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몰리나가 딱 그런 입장이 됐다. 팀 성적은 바닥이고 야심차게 영입했던 몰리나는 침묵했기 때문이다. 몰리나는 한 때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몰리나 위기설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런데 위기의 몰리나는 사실 없었다. 주변의 시선이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일 뿐이었다. 몰리나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몰리나의 기량과 폭발력은 여전했다. 단지 새로운 감독, 새로운 동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다.
몰리나는 "내가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너무나 잘 적응하고 있다. 팀 색깔과 선수들이 달라졌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경기다. 무언가 잘못되면 새로운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새로운 선수가 질책을 받는다. 하지만 팀이 좋지 않다는 것은 한두 명의 문제가 아닌 팀 전체의 문제다"라며 서울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말을 반박했다.
이어 몰리나는 조금만 인내하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몰리나는 "팀이 나아가는 방향을 찾고 있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줬으면 한다. 서울은 좋은 선수들이 많아 성남 시절보다 나의 비중이 떨어졌다. 이런 것들이 마음의 무게를 덜어줘, 나에게는 좋게 작용하고 있다. 아직 감독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리그에서 좋은 성적 보여주면 우려가 사라질 것"이라며 모두가 알고 있는 몰리나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자신했다.
몰리나는 진정한 서울맨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에 있다. 이런 과정을 기다려줄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다그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진정한 몰리나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흔들기보다는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황보관 감독 역시 "몰리나가 팀을 이적하면서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은 서로 신뢰가 중요하고 나부터 선수를 믿고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뢰와 믿음으로 몰리나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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