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1 시즌 FC서울의 새로운 수장 황보관 감독. 그는 서울의 전임 감독이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과 넬로 빙가다 감독의 장점을 합친 황보관 감독의 색을 내는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황보관 감독은 "귀네슈 감독 축구는 볼의 움직임, 선수들의 움직임이 원활하다. 관중들이 보기에는 정말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 빙가다 감독의 축구는 수비에서의 전환 상황, 철통같은 수비가 장점이다. 이런 (전임 감독들의) 장점들을 잘 끄집어 낼 것"이라며 귀네슈와 빙가다를 합쳐 가장 이상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즉, 귀네슈 감독의 아름다운 공격축구와 빙가다 감독의 수비적 안정감을 합친, 재미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축구를 펼치겠다는 약속이다. 전임 감독들이 서울에 뿌리내린 축구 철학을 받아들여 더욱 강한 서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011 K리그가 개막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황보관호의 색깔은 일단 '귀네슈색'과 가까워 보였다. 서울은 빠른 축구, 세밀한 패스에 의한 축구를 시도하며 공격축구의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 골 결정력 부재를 경험했고 게다가 골 운마저 따라주지 않았다. 서울은 시즌 초반 추락의 길을 걸었다.
첫 3경기서 1무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황보관호는 변화를 꾀했다. 지난 4라운드 전북전에서 서울은 '빙가다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수비적인 안정을 먼저 꾀한 후 공격에 나섰다. 수비가 안정되자 공격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서울은 3-1 대승을 거두며 부활의 시작을 알렸다.
10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5라운드 부산전에서도 서울은 '빙가다색'과 가까웠다. 공격에 집중하기보다는 일단 수비적인 안정감을 먼저 찾았다. 서울이 첫 번째 슈팅을 때린 것도 전반 24분이었다. 수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빠른 역습으로 순식간에 부산의 골문으로 전진했다. 선제골을 넣고도 동점을 내줘 1-1 무승부로 승점 3점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빙가다색' 옷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 서울의 수석코치로 10년 만의 우승에 큰 공헌을 하고 부산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안익수 감독은 서울의 이런 변화를 감지했다. 안익수 감독은 "전북전을 직접 봤는데 빨리 공을 뺏어 공격에 나서는 모습을 보며 작년과 같은 상황이 표출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년에 서울이 수비적인 안정감을 중시하며 그렇게 경기를 했다"며 빙가다 감독 시절 서울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황보관 감독 역시 수비적 안정에 중점을 두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비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라 강조했다. 더 아름다운 공격 축구를 추구하기 위한 시험과정이라 했다.
황보관 감독은 "수비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수비적 안정 속에서 공격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것을 수비에 중점을 둔다고 보면 안된다. 경기를 운영하는 90분 동안 상대의 위치에 반응해야 한다. 공격적으로 우리의 완벽한 색깔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신임 감독 황보관 감독이 완벽한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매 경기 서울의 색은 변할 수밖에 없다. 강렬한 한 가지 색이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는 시험이다. 당장은 빙가다색 옷을 입고 버티고 있지만 서서히 귀네슈색을 덧칠해 더욱 진한 황보관만의 색깔을 만들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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