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단 한 번도 유럽 제패를 하지 못한 첼시의 한. 2010~11 시즌 그 한을 풀기위해 다시 한 번 부푼 꿈을 꿨지만 8강에서 무너졌다. 첼시의 마지막 꿈은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의해 좌절됐다.
13일 새벽(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2010~11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유와 첼시의 경기. 전반 42분 맨유의 에르난데스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지난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맨유. 에르난데스의 골로 맨유는 1,2차전 통합 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첼시는 마지막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24분 하미레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놓인 첼시지만 그 꿈을 향해 전진했다. 후반 31분 첼시의 '심장' 드로그바가 첼시에 희망을 안겨다주는 골을 만들어냈다. 1-1 동점을 이루면서 통합전적 1-2로 따라붙은 첼시. 한 골만 더 넣으면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 4강행 기차는 첼시가 타게 된다.
드로그바의 이 골로 첼시의 분위기는 급상승했다. 한 골만 더 넣으면 꿈을 위해 한 단계 더 전진할 수 있었다. 시간도 많이 남아있었다. 수적 열세가 걸림돌이었지만 투지로, 꿈을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한 골을 노렸다. 단 한 골이면 됐다.
하지만 첼시의 상승 분위기, 첼시의 꿈, 첼시의 투지는 단 1분 만에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다. 박지성이 첼시의 모든 것들을 앗아가는 결정적 한 방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후반 32분 박지성은 긱스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고, 첼시의 꿈을 가르듯 첼시의 골문을 갈랐다.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첼시는 좌절했다. 더 이상 무언가를 해낼 투지도 용기도 시간도 없었다. 시간은 그대로 지나갔고 결국 맨유가 2-1로 승리, 통합 전적 3-1로 4강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첼시는 다시 한 번 좌절해야만 했다. 박지성의 한 방으로 첼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라 유럽 최고가 되는 꿈을 다시 미뤄야만 했다.
박지성은 완벽한 모습을 선보였다. 결승골을 뽑아내며 영웅이 됐다. 골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공격가담, 악착같은 수비능력 등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해낸 박지성이다. 전반 20분 상대 수비수와 볼 경합을 하다 눈 주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이런 부상이 박지성을 막을 수는 없었다. 2분 만에 털고 일어나 그라운드에 다시 나섰고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다.
그리고 박지성은 첼시의 꿈을 무너뜨리는 한 방으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왜 박지성을 '강팀 킬러'라고 부르는지, 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빅매치에서 박지성을 중용하는지, 박지성 이적설에 왜 큰 의미를 두지 않는지, 왜 축구팬들은 박지성에 열광하는지, 첼시전 결승골 활약을 통해 또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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