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7, 레알 마드리드). 그는 아직 진정한 '레알맨'이 아니다.
아데바요르는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에서 주전경쟁에 밀려 이번 시즌 중반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로 임대됐다. 맨시티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게 된 아데바요르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 전망한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아데바요르가 레알 마드리드에 도착하자마자 조금씩 빗나가기 시작했다. 아데바요르는 레알 마드리드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7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가진 아데바요르는 데뷔골을 넣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무난하게 적응을 해나간 아데바요르지만 2% 부족했다. 아데바요르는 간혹 골을 신고하기는 했지만 진정한 '레알맨'다운 폭발적인 모습,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다 6일 경기서 아데바요르는 진정한 '레알맨'의 모습을 드러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2010~11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토트넘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아데바요르는 2골을 몰아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아데바요르가 터뜨린 2골 모두 큰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 일단 기선을 잡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4분 만에 아데바요르는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흐름을 이어가 일방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
그리고 후반 14분 아데바요르는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다시 한 번 헤딩슛으로 연결시키며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이 레알 마드리드의 대승을 이끈 골이었다. 전반 14분 크라우치의 퇴장으로 수비에 집중했던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는 토트넘의 수비위주 전략에 고전해야만 했다.
토트넘의 두터운 수비에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답답해진 레알 마드리드. 이대로 한 점 차 승리 정도로 끝난다면 8강 2차전 어웨이 경기에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데바요르가 레알 마드리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아데바요르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토트넘의 수비전술도 함께 무너졌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디 마리아와 호날두가 한 골씩 보태 4-0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사실상 4강행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는 결실이다.
아데바요르는 챔피언스리그 8강이라는 큰 무대에서 결정적인 두 방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구해낸 영웅이 됐다. 진정한 레알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던 눈부신 활약이었다. 아데바요르는 레알 마드리드로의 완전 이적을 바라고 있다. 이날 경기만큼의 활약이라면 아데바요르가 확실한 '레알맨'이 되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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