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2차 연장끝에 KCC 꺾고 4강 PO '첫 승'

[이성필기자] 78.6%의 확률을 얻기 위한 싸움에서 인천 전자랜드가 이겼다.

전자랜드가 5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전주 KCC를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94-91로 물리치고 귀중한 첫 승을 거뒀다.

역대 플레이오프 28회 중 78.6%인 22회나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역대 4강 진출 한 차례가 전부인 전자랜드는 챔프전에 오를 가능성을 열었다.

정규리그에서 KCC에 5승1패로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했던 전자랜드는 보름여의 휴식기로 초반 떨어진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양 팀 감독은 하나같이 '집중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측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세밀한 플레이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KCC 허재 감독도 "정규리그 승패가 통하지 않는 것이 단기전"이라며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측대로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졌다. 1쿼터 22-17로 앞선 KCC는 2쿼터 전자랜드보다 세 배나 많은 리바운드(9-3)를 잡아내며 착실하게 수비에 집중했다. 이 사이 KCC는 하승진의 높이와 전태풍, 강병현의 조율이 통하면서 42-33으로 전반을 마쳤다.

경기 감각을 서서히 찾은 전자랜드는 허버트힐이 골밑을 공략하며 점수를 쌓았지만 강병현과 전태풍의 3점포에 맥이 빠지며 52-62로 10점이 뒤진 채 끌려갔다.

운명의 4쿼터, 전자랜드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종료 9분 26초를 남기고 KCC의 한 축 강병현이 5파울이 되며 벤치로 물러난 것. 이후 정영삼, 박성진의 연속 득점에 박성진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61-67로 전자랜드가 추격,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종료 5분 47초를 남기고 기둥 서장훈을 비롯해 살림꾼 정영삼, 마당쇠 이현호가 4파울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이 문제였다. 득점 루트가 허버트힐과 문태종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던 것. 동시에 골밑에서 하승진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다.

숨을 고른 전자랜드는 파울을 유도하며 득점에 주력했고 서장훈이 2분 58초를 남기고 골밑슛에 성공하며 71-70으로 역전했다. 기쁨도 잠시, 74-73으로 앞서던 종료 1분 39초 전 서장훈, 51.9초전 박성진의 5파울 퇴장 악재가 터졌다.

승부는 예측 불허가 됐다. KCC가 종료 51초 전 전태풍의 자유투 성공으로 75-74로 앞섰지만 10.1초를 남기고 문태종이 자유투 하나를 넣으며 75-75, 결국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갔다.

운명의 연장전. KCC가 다니엘스와 전태풍의 연속 득점으로 81-77로 도망가자 전자랜드는 후반에 강한 문태종이 3점포 한 개 포함 6득점을 해내며 순식간에 83-81로 재역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이내 서로 득점을 주고받았고 85-85로 다시 동점, 2차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피를 말리는 승부는 종료 직전에서야 명암이 갈렸다. 92-90으로 전자랜드가 앞선 종료 35초 전 KCC 임재현이 주어진 자유투를 하나만 넣으며 92-91이 됐다. 리드를 허용하지 않은 전자랜드는 13.6초를 남기고 정병국이 득점에 성공하며 2시간 42분의 혈투를 마쳤다.

전자랜드는 문태종이 27득점 8리바운드 4가로채기로 승리를 제조했고 허버트힐이 24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KCC는 높이의 하승진이 17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연장전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쓴 패배를 맛봤다.

◇ 5일 경기 결과

▲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인천 전자랜드 94(17-22 16-20 19-20 23-13 10-10 9-6)91 전주 K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