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8개월 만에 한국에서 연기 연습을 한다는 기쁨 때문이었는지, '피겨 여왕'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20일 국내로 돌아온 김연아(21, 고려대)가 첫 훈련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김연아는 22일 오전 서울 태릉선수촌 내 실내빙상장에서 곽민정, 김민석 등 후배들과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귀국 후 첫 날(21일) 휴식을 취한 김연아는 연습복으로 갈아입고 빙판 위에 나서 약 15분간 후배들과 움직였다.
당초 20일 일본 도쿄로 입성해 '2011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나설 예정이었던 김연아는 일본 대지진과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선 누출 등으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천천히 빙판에 들어선 김연아는 짧은 스텝으로 균형을 잡은 뒤 부활의 '사랑할수록', 윤하의 '우리 헤어졌어요', 현빈의 '가질 수 없는 너' 등 배경음악에 맞춰 몸을 맡겼다.
시차와 빙상장 빙질 적응에 애를 먹을 것 같았지만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터는 역시 달랐다. 낮게 점프를 두세 차례 시도하며 감을 잡은 뒤 손을 위아래로 뻗는 등 특유의 매혹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빙상장 전체를 활용하며 넓게 움직였고 속도 조절을 하면서 순간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등 세부 동작 연습도 잊지 않았다. 스핀도 예술에 가까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오는 5월 6~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예정된 아이스쇼 준비에 집중할 계획인 김연아는 이날 훈련에서 새 쇼트프로그램 '지젤'을 보여주지는 않고 기본 동작에 충실했다.
선배의 동작에 후배 곽민정도 똑같이 따라하는 등 훈련 집중도는 높아졌다. 김연아는 실수로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지만 서로 웃는 등 훈련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취재진을 향해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기도 했던 김연아는 훈련이 끝나자 빙상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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