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 유격수 황재균이 긴장할 만하다. 문규현의 안정된 수비력이 벌써부터 눈에 띈다.
문규현은 지난 13일 시범경기 사직 SK전에 9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해 탄탄한 수비력을 뽐냈다. 7회초 황재균의 투입 후 2루수로 위치 이동해 대주자 정훈과 교체되기 전까지 그는 양승호 감독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이날 롯데 타선은 SK 선발 송은범(6이닝 무실점)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할 득점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무너졌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4회초 집중 5안타로 4실점, 고개를 떨궜고 이 때 균형이 깨져 결국 롯데는 1-5로 패했다.
물론 시범경기인 이상 승패나 스코어는 큰 의미가 없었다. 양승호 감독도 별다른 작전 없이 후반 야수들을 대거 교체투입하며 기량을 시험했고, 투수진 역시 차례차례 정해진 순서대로 마운드에 올려 구위점검에 나섰다.
눈에 띄는 대목은 내야에서의 문규현의 존재감. 롯데 화력의 부진과 SK 선발 송은범의 쾌투 속에 문규현은 안정감 있는 유격수 수비로 눈길을 끌었다.
4회초 사도스키가 난타를 당할 때 구원해준 이도 문규현. 그는 선두타자 박진만의 우전안타와 임훈의 우월 펜스 직격 2루타 후 이어진 무사 2루서 최정의 굴절된 타구를 멋지게 점프캐치해 곧바로 1루로 송구, 타자주자를 아웃시켰다. 당시 타구는 원바운드로 사도스키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튕겨져나갔고, 문규현은 총알같이 2루쪽으로 뛰어들어 이를 부드럽게 처리했다.
이후 사도스키가 박정권, 이호준, 김정남에게 연속 3안타를 내주고 잇달아 실점한 상황에서도 문규현의 호수비가 작렬했다. 4실점 후 1사 2루에서 박정환의 빠른 땅볼 타구를 문규현이 다이빙캐치 후 역송구로 처리한 것. 완벽한 수비로 문규현은 양승호 감독에게 수비실력을 또 한 번 검증받았다.
문규현은 2002년 롯데에 2차 10라운드, 전체 78순위로 지명받아 입단한 우투우타 내야수. 하지만 프로 데뷔 후 줄곧 2군에서 머물다 지난 시즌에야 백업 유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문규현은 지난해 11월 호주리그에 참가해 수비능력을 인정받아 주전 유격수로 출전했고, 스프링캠프 내내 기량을 과시하며 사령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양승호 감독이 스프링캠프의 성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문규현의 활약상이다. 양 감독은 ""(문)규현이가 안정적이 됐다. (황)재균이도 긴장해야 할 것"이라며 "둘의 경쟁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역시 수비능력에 비해 아직은 약한 방망이다. 지난 시즌 80경기서 2할3푼7리(173타수 41안타) 3홈런 16타점으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문규현은 올해만큼은 최소 타율 2할6푼 이상을 노리고 있다.
스프링캠프 당시 "이제는 치고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웃었던 문규현. 시범경기부터 수비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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