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강 (인천고-인하대. 195cm 95kg)
"왠지 올해는 팀도 나 자신도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허세환 감독의 가르침을 받들어 땀의 결실을 맺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대졸 우완투수 중 최장신인 최금강은 초등학교 땐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꿨다. 하지만 6학년 때 야구로 전향, 동산중-인천고를 거쳤다.
인천고 재학 당시 양후승 감독(현 대전고 감독)은 최금강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또 충분히 역량 있는 재목감이었다고 회상했다. "신체조건만 보면 더할 나위 없는 녀석이죠. 전국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어요. 덜 완성된 상태라 대학에서 갈고 닦으면 된다고 봤죠."
프로 지명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진 뒤 실망감에 휩싸였던 최금강은 운동을 그만두겠다는 어리석은 생각도 하는 등 방황을 했고, 인하대 진학 후에도 2년간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허송세월을 했죠.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3학년이더군요. 마음이 조급해졌는데 팀은 뭔가에 씌웠다 싶을 정도로 안풀렸어요."
인하대는 지난해 15경기에서 2승 13패를 기록, 대학 1부리그 내 최다패의 굴욕을 당했다. 앞서가던 게임도 어이없는 실수로 역전을 당하기 일쑤였고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질 것이 없는 2년제 대학팀에도 열세를 보이며 최약체로 추락했다. 그것은 결국 사령탑 교체 수순으로 이어졌다.
"처음엔 왜 이러지 하고 애들끼리 해결책도 찾아보고 고민도 했는데, 자꾸 지니까 언제부턴가는 '또 질 걸' 하는 안일함과 패배의식이 생기더군요. 그게 더 무서웠죠."
위기의식을 느끼던 순간 인하대는 광주일고를 최고의 명문으로 일군 허세환 감독을 영입, 변화를 모색했다. 예상대로 허 감독은 동계훈련부터 선수들을 혹독하게 다루며 정신무장을 강화시키고 훈련량을 늘렸다. 그 결과 올 시즌 비록 연습경기지만 전년과는 사뭇 달라진 끈끈한 플레이를 보이며 대학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금강의 변화가 주목을 끈다. 본인 스스로도 전과 달라진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느끼며 의욕에 차 있다.
"감독님의 성향을 아니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동계훈련은 상상 그 이상으로 정말 힘들었죠. 그래도 달라진 제 자신을 보면 만족스럽고 기쁩니다."
지금껏 최금강의 최대 단점은 들쭉날쭉한 제구력이었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볼이 원래 스피드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지는 탓에 타자에게 위협을 주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제구력 난조를 보이는 경향이 짙었다.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투심 등을 곁들인데다 두둑한 배짱과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까지 갖추고 있지만 볼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결정적인 순간 위기를 자초하곤 했다.
이번 동계훈련을 계기로 최금강은 최고구속 142km 정도를 유지하면서도 안정된 제구력으로 실점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저도 알죠. 작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그런데 슬슬 야구가 재미있어지네요."
최금강은 번트수비 때 보이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연성을 키우는 한편 좀 더 빠른 볼을 던지고 제구력을 겸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했다. 솔직담백한 성격만큼 시원시원한 피칭을 프로 무대에서 꼭 펼쳐보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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