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2010 시즌을 앞두고 성남 일화의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취재했다.
공교롭게도 2011 시즌을 앞두고 또다시 가고시마로 성남을 만나러 왔다. 성남과의 운명적인(?) 재회. '성남의 가고시마 훈련기' 시즌2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시즌1보다 더 속속들이 성남의 모든 것을 파헤치려 한다. 성남의 전지훈련 일거수일투족을 두 눈을 부릅뜨고 바라볼 것이다.
9일 인천공항발 가고시마행 비행기에 올랐다. 1시간 30분 정도 비행기에서 졸다 가고시마에 도착했다. 가고시마 공항에 내리자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두 가지 있었다. 지난해는 운이 없게도 그렇게 따뜻하다던 가고시마가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던 때에 취재를 갔다. 한국보다 더욱 매서운 칼바람을 만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나 따뜻했다. 영상 10도가 넘었고 낮에는 최고기온이 18도까지 올라간단다.
그리고 또 하나 달라진 점. 지난해에는 K리그 준우승팀(2009 시즌 성남은 준우승을 했다) 성남을 만나러 왔지만 올해는 '아시아 챔피언' 성남을 만나러 왔다는 것이다. 성남은 2010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아시아 챔피언이 가고시마에 뜨자 여러 가지가 달라져 있었다. 달라진 대우부터 눈에 띄었다. 가고시마 공항에는 성남의 방문을 환영하는 깃발이 내걸려 있었다. 기자 역시 지난해보다 더욱 뿌듯한 마음으로 성남의 훈련장을 찾아 나섰다.
성남 선수단을 만난 곳은 고쿠부 종합운동장이었다. 이곳에서 성남은 9일 일본의 교토 상가와 평가전을 치렀다. 여기서도 아시아 챔피언의 위용을 느낄 수 있었다. 스탠드에 성남을 보기 위해 수십 명의 축구팬들이 모였다. 이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성남이 상대한 팀 교토 상가는 지난해 부진으로 2011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됐다. 그래서 더욱 절실했나 보다. 아시아 챔피언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며 활기를 찾으려 애썼다. 교토는 베스트 멤버를 총 출동시키는 것으로 아시아 챔피언에 대한 예우를 했다.
반면 성남은 젊은 피들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여유롭게 경기에 나섰다. 라돈치치도 없고 사샤도 없었다. 성남은 이날 교토에 0-2로 패배했다. 교토는 비록 친선경기지만 아시아 챔피언 성남을 물리치며 절망 속에서 약간의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이길 수 있는 성남이었지만 아시아 챔피언으로서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경기 후 성남 선수단은 근처 목욕탕에 가서 몸을 씻고 점심을 먹고 숙소로 향했다. 기자는 또 놀랐다. 선수단이 타고 이동하는 버스가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국가대표급 버스였다. 웅장하고 화려했다. 아시아 챔피언이 아무 버스나 탈 수는 없나 보다, 주위의 시선(?)도 있을 테니. 으리으리한 버스를 얻어 타고 선수단과 함께 숙소로 향했다.
지난해와 같이 성남 선수단이 캠프를 차린 곳은 교세라 골프 리조트다. 오해하지 말자. 성남이 골프를 치러 간 것이 아니다. 물론 이름대로 골프 코스를 갖춘 리조트이지만, 괜찮은 축구 연습장이 딸려 있다. 숙소에서 빠른 걸음으로 1분만 가면 훈련장이 있다. 차로 따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가까운 훈련장이 있어 이곳을 훈련 캠프로 택했다.
이곳은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외진 데 위치해 있다. 시내를 벗어나 구불구불 산길을 오랫동안 지나야만 도착할 수 있다. 오직 훈련 외에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최고의 훈련지다. 주변에는 그저 산뿐이다.(심심한 고독을 즐기는 분들께 이 교세라 골프 리조트를 추천한다.)
아시아 챔피언 성남이 가고시마에 떴다. 가고시마에서 가는 곳마다 '아시아 챔피언'의 위용을 느낄 수 있었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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