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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팀 감독 경질 겪은 구자철, 기성용처럼 반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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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독일 분데스리가 VfL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한 '어린왕자' 구자철(22)이 해외진출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볼프스부르크는 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과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전했다. 맥클라렌의 후임 사령탑으로는 수석 코치인 피에르 라트바르스키가 자리하게 됐다.

사실상 중도 경질에 가깝게 물러나게 된 맥클라렌은 성적 부진과 선수단과의 소통 부재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맥클라렌은 지난 199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레블(정규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달성시 코치로 일했던 경력이 있다.

이를 발판삼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이끌었지만 유로 2008 예선 탈락으로 명예에 상처를 입었다. 이후 2009~2010 시즌 네덜란드 FC트벤테에 정규리그 우승을 안겨다주며 살아났고 지난해 5월 볼프스부르크의 사령탑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5승8무8패, 승점 23점을 기록하며 리그 12위로 밀려난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2008~2009 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 시즌 8위로 내려앉은 볼프스부르크는 맥클라렌의 지도력을 통해 부활을 바랐지만 강등권인 16위 FC쾰른과의 승점차가 1점에 불과할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팀의 주축인 디에구와 불화를 일으킨 것도 사임의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디에구는 지난 5일 하노버96와의 정규리그 21라운드에서 맥클라렌의 지시를 독단적으로 어기고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실축하며 0-1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어지러운 팀 사정은 대표팀에 차출돼 오는 10일 새벽 터키와의 친선경기를 치른 후 본격적으로 볼프스부르크에 합류하는 구자철에게 적지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구자철은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5골 3도움을 해내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으며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했다.

유럽무대 진출의 꿈을 이룬 구자철은 야망이 넘치지만 당장 성적 상승이라는 급한 불을 꺼야하는 팀 사정을 고려하면 출전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볼프스부르크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구자철 외에도 듀메르시 음보카니, 툰차이 산리, 얀 폴락, 패트릭 헬메스 등을 영입했다. 이들 대부분이 유럽 리그에서 어느 정도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자철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다만, 기성용(셀틱)의 사례에서 보듯 희망을 갖고 상황을 바라볼 수도 있다. 기성용의 셀틱 입단에 영향을 미쳤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2009~2010 시즌 후반 경질된 뒤 기성용은 새로 지휘봉을 잡은 닐 레논 감독 체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다행스럽게도 2010~2011 시즌 들어 기성용은 레논 감독이 원하는 대로 스타일을 바꿔가며 중앙 미드필더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기성용처럼 새 감독의 성향을 빨리 파악하고 적응하는 것이 구자철에게 당장 주어진 과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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