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프로무대에 진출한 대졸 프로야구 신인이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뉴스가 설날 늦은 밤 전해졌다.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스타급 연예인조차 순식간에 나락으로 몰고갈 수 있는, 사회적 파장이 큰 민감한 사안이다. 스포츠계에서도 간혹 음주운전이 문제가 되곤 하는데, 이제 프로에 발을 내디딘 신인이라면 그 결과는 더 치명적일 수 있어 더욱 안타깝다.
운동선수의 음주운전 관련 사고는 시즌 중이 아닌 비시즌 혹은 연휴나 훈련 외적인 기간에 주로 발생한다. 교통사고의 유형을 살펴보면 명절을 끼고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단순한 사고보다는 '음주운전'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쩌면 명절은 선수들에게 달콤한 휴식기인 동시에 유혹의 시기이기도 하다.
3일 새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한 교차로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신인 A 선수가 정지해 있던 택시를 들이받은 혐의로 입건되었다. 당시 A 선수의 측정 혈중 알콜 농도는 0.179%. 면허 취소 사유가 되는 높은 수치였다.
대졸 신인 내야수인 A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와 팀 배팅에 강해 승부사 기질을 가진 선수이며 학교에서는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도 있었다. 대학 대표선수로도 활약해 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지명되며 프로의 꿈을 이뤄냈다.
A 선수는 지난해 여름부터 허리통증과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대학 대표팀에서도 덕아웃만 지키는 등 제 실력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삼성에 합류해서도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나름대로 심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물론 이런 개인적인 상황들이 음주운전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대졸 선수로선 꽤 높은 순번으로 지명돼 기대를 받고 프로에 뛰어들었지만 결코 녹녹치 않은 경쟁자들 틈바구니에서 위축감과 조급함이 몰려왔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술을 마시고 운전까지 하다가 사고를 내 한순간에 자신이 꿈꿨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악몽'을 자초한 것이다. 실력으로 자신을 알리고 인기를 얻어야 하는 프로선수가 된 이상 자나깨나 이미지 관리를 잊어선 안된다는 사실을 잊은 것 같아 씁쓸하다.
일반인이라도 음주운전 사고는 물질적인 손해와 불명예, 게다가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하다. 그런데 만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선수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시선은 절대적으로 단호하고 또 냉정하다. 특히 그 대상이 '잘 알지 못하는 낯선' 신인의 경우라면 이해의 폭도 좁아 오로지 결과만으로 질책과 비난이 집중될 뿐, 향후 용서를 구하거나 면죄부을 얻어내기가 지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야구 신인선수의 음주운전은 아쉬움이 크다. 힘들게 잡은 기회를 어리석은 한순간의 실수로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들이라면 타산지석으로 삼고 다시 한 번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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