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채찍을 들었다. 승리했지만 과정이 녹록지 않았던 탓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언짢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속마음을 표현했다.
현대캐피탈은 23일 천안유관순 체육관서 열린 '2010-2011 NH농협 V리그' 3라운드서 LIG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20)으로 완파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팀범실이 21개에 달했고, 선수들간의 플레이도 매끄럽지 않았다. 팀공격성공률도 48.78%로 기대만큼은 못미쳤다. 높이에서 압도하며 블로킹득점을 14점이나 올렸지만, 사실 이것도 LIG손보의 주공격수 김요한과 이경수의 부상 공백 덕이 컸다. 그래서 김호철 감독은 매세트 접전을 펼치는 등 박빙의 승부가 이어진 것 자체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경기 후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한테 좀 언짢다. 경기는 이겼지만 선수들이 이전 2경기 상무(신협)과 우리캐피탈 게임을 좋은 리듬에서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오늘처럼 경기를 하면 선수들도 피곤할 뿐더러 전체적인 팀분위기가 다음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언짢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선발출장한 세터 권영민도 2세트 중반 부상으로 몸이 완전치 않은 최태웅으로 교체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영민이가 앞선 2경기서는 반박자 빠른 토스를 했는데 오늘은 오히려 반박자 느린 토스를 하더라"며 "선수들을 좀더 빠르게 움직이게 하려고 교체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자조섞인 농담까지 던졌다. 그는 "하도 경기가 안갯속이라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지고 이길 지를 모르겠다. 감독들은 고민이 참 크다"며 "하지만 관중들은 재미있어서 좋은 리그가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현재 2위 현대캐피탈은 3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11승(5패)고지에 오르면서 선두 대한항공(11승 4패)을 바짝 뒤쫓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주마가편'의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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