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싸움에서는 기가 센 쪽이 우위를 점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 참아오던 기운을 폭발하며 압신 고트비 이란 감독의 여유로움을 초조함으로 바꿔주겠다고 단단히 별렀다.
조광래 감독은 21일 오후(한국시간) '2011 아시안컵' 이란과의 8강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트비가 추구하는 추구는 파울이 많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플레이를 하면 안된다"라며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한국과 달리 이란은 D조 조별리그서 2차전까지 2연승으로 일찌감치 조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3차전서 인도를 이겼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호주에 이어 C조 2위로 8강에 올라 이란과 만나게 됐다. 다섯 대회 연속 8강서 격돌하는 시나리오가 짜여진 뒤에는 고트비의 다양한 발언이 조 감독을 자극했다.
고트비는 "한국을 8강에서 멈춰 세우겠다"라든지 "이란이 아시아의 최강임을 증명하겠다. 결승전이 열리는 날의 주인공은 이란이다"라며 한국을 깔아뭉개는 발언을 했다.
참고 있던 조 감독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트비가 알고 있는 한국에 대한 정보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고의적인 파울이 많다. 우리가 좀 더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을 하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다"라며 고트비의 뚫린 입에 솜뭉치를 물렸다.
평소 조광래 감독은 솔직한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중앙 수비수 곽태휘(교토상가)가 무리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한 뒤에는 취재진에게 "아쉽다. 습관적으로 손을 사용해 플레이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라고 선수에 대한 평가를 직설법으로 표현했다.
그래도 조광래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다. 상대에 대한 존중은 기본이고 전력 평가를 묻는 질문에도 소극적인 답변을 한다. 때문에 이란전을 앞두고 날 선 발언을 내뱉은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위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조광래 감독의 발언 내용을 확인한 선수들이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이번에는 제대로 이겨보자는 의지로 가득했다"라고 투지로 무장하고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결과적으로 조 감독의 발언이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수장이 목표를 제시한 만큼 흔들리거나 긴장하지 않고 전진하자는 뜻을 이해한 셈이다.
애매한 심판 판정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한국은 바레인과 1차전에서 곽태휘가 논란 속에 퇴장 명령을 받는 등 나름 피해 의식이 있다. 이란이 중동 국가란 것이 이점으로 작용하거나, 보이지 않게 자주 파울을 범하는 것에 대한 심판진의 모르쇠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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