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캡틴'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인도와의 '2011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을 4-1 승리로 장식하면서 C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호주와 2승1무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1골 차로 아쉽게 밀렸다.
8강 상대는 1996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부터 무려 5회 연속 만나게 된 이란이다. 한국은 지난 네 차례 대회 8강전에서 이란에 1승1무2패(승부차기 포함)를 기록했다. 이란과의 A매치 역대 전적도 8승7무9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그야말로 껄끄러운 이란이다. 특히 이란은 1996 대회에서는 1-2로 전반을 뒤지다 후반 다섯 골을 몰아넣으며 6-2로 대역전승, 한국에 쓰라린 패배를 안긴 기억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다. 이란 축구팬들이 한국을 만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시키는 화제일 정도다.
지난해 8월 조광래호 출범 후 9월 서울에서 열린 이란과의 친선경기에서도 한국은 이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마수드 쇼자에이에게 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영표의 백패스가 빌미가 된 골이었다.
그렇지만, 51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은 반드시 이란을 넘겠다는 각오다. 조광래 감독은 "이란을 꺾지 못하면 우승을 할 수 없다. 서울에서 당했던 패배를 되갚겠다"라며 큰소리를 쳤다.
주장 박지성 역시 이란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박지성은 지난 2009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때 만난 이란과 원정 및 홈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이끈 기억이 있다.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는 자바드 네쿠남에게 선제골을 내줘 0-1로 뒤지던 후반 36분 기성용의 프리킥이 골키퍼 맞고 나오자 달려들어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의 골에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던 이란 홈관중들은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이후 6월 서울에서 다시 만나 똑같은 스토리를 썼다. 쇼자에이에 선제골을 뺏기고 난 후반 36분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이란 수비 두 명을 바보로 만들며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란의 월드컵 본선 좌절을 알리는 골이었다.
'이란 킬러'의 면모를 보여온 박지성은 "이란을 잘 분석하겠다"라며 특유의 담담한 태도로 8강전에 대비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이란의 경기 장면을 체크하겠다. (이란을) 두렵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며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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