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조광래 감독의 머릿속 구상이 일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제주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 16일 명지대학교와 전, 후반 각 55분씩 연습경기를 통해 2011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자원을 점검했다. 실전에서 추가시간이 배정될 때의 대처 및 시즌 종료 후 컨디션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들의 체력 상태를 요긴하게 확인했다.
경기 뒤 조 감독은 "아시안컵에 갈 선수를 발견했지만 기대했던 선수의 경기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다"라며 옥석고르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수비진의 플랫3와 플랫4 수행 능력, 공격진의 투톱 호흡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2010 아시안게임에서 박주영(AS모나코)과 호흡을 맞췄던 지동원(전남 드래곤즈)은 원톱 시험을 받았다. 가상의 박주영인 염기훈(수원 삼성)과 나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고 한 차례 헤딩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한 뒤 전반 46분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골을 넣었다.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 현대)도 머리와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조 감독을 흡족케 했다. 지난해까지 페널티지역 안에서 어슬렁거리는 등 움직임이 적었던 김신욱은 올 시즌 10골 3도움을 해내며 울산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경기를 관전한 울산 김호곤 감독도 "올 시즌 김신욱의 공격 능력이 향상됐다. 슈팅 능력이 좋아진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염기훈은 세트피스의 전담 키커로 나서 여전한 날카로움을 보여줬다.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고창현(울산 현대)도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를 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올 시즌 K리그 득점왕 유병수(인천 유나이티드)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경쟁자가 가장 많은 중앙 수비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없었다. 전반 김영권(FC도쿄)-황재원(수원 삼성)-곽태휘(교토상가), 후반 이용래(경남FC)-황재원-이상덕(대구FC)-김주영(경남FC)이 나섰다.
이용래를 제외하면 모두 중앙 수비 요원이다. 무릎이 좋지 않은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는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대체로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고 처음으로 실전에 가까운 경기를 치렀다는 점 때문인지 명지대의 공격에 몇 차례 공간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후반에는 김주영이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조영철(니가타)이 오른쪽 풀백으로 내려서는 등 돌발 변수가 생겨 제대로 테스트가 되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영표(알 힐랄)의 후계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이용래만이 날카로운 가로지르기(크로스)로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 감독은 이영표의 대체 자원에 대해 "박주호도 그렇고 이용래도 괜찮다"라며 종종 기대감을 표시해왔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단국대학교와 한 차례 더 연습경기를 치러 최종엔트리 승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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