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황태자'라는 시선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더 겸손해졌다. 아시안게임을 거치면서 '국가대표'에 대한 생각도 더 깊어졌다.
2011 아시안컵을 앞두고 생존 경쟁에 돌입한 조광래호 예비명단 24명은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 시민구장에서 칼바람과 싸우며 전술 훈련에 집중했다. 누가 탈락할지 모르는 운명이라 여기저기서 소리를 질러가며 한 번이라도 더 볼을 건드려보려는 노력이 계속됐다.
치열한 경쟁에는 윤빛가람(20, 경남FC)도 예외일 수 없다.
윤빛가람은 조광래호에 선발된 뒤 지난 8월 나이지리아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화려하게 태극 마크 신고식을 했다.
그러나 이란,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는 강력한 압박에 맥을 못 추며 '반쪽 선수'라는 평가에 시달렸다. 패싱력 등은 괜찮지만 주변 동료를 이용한 협력 플레이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잡은 윤빛가람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교체 요원으로 밀렸지만 팀플레이를 배웠다. 개인이 아무리 잘나도 결국은 팀이 하나가 돼야 상대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진리도 새롭게 깨우쳤다.
훈련 후 만난 윤빛가람은 "지금 모인 대표팀은 조직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며 완성된 팀으로 가기 위한 과정임을 강조했다. 대부분이 시즌 종료 후 휴식을 취하다 합류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체력을 끌어올려 기술 구사력을 높이면 더욱 괜찮은 팀이 될 것이라고 전한 윤빛가람은 "경기에 나선다기보다도 최종 명단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조광래호 황태자라도 주전이나 최종 엔트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기회가 주어지면 원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똑같이 경쟁해 탈락이 결정되는 만큼 좋은 기량을 보여주도록 하겠다"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빛가람은 훈련 룸메이트이자 올 시즌 K리그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인 지동원(전남 드래곤즈)과의 승부에 대해서는 "상을 받고 싶은 욕심이야 당연히 있는 것 아니냐"라며 솔직한 심정을 나타내 보이면서도 "(지)동원이도 잘했다"라고 칭찬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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