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한국과 '숙적' 일본의 대결. '캡틴'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국대표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다.
조광래 감독은 "박지성을 2선으로 내려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공격적인 역할보다는 미드필더를 장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할 것이다. 지성이 컨디션을 고려하고 컨디션을 살려줘야 한다. 그래서 포지션을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성이는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할 능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성 역시 중앙 미드필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 적응에 문제가 없다. 예전에 대표팀에서도 소화한 적 있는 자리다. 포지션 이동보다도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정도 숙지했고 이전보다 근접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줄곧 왼쪽 윙어로 나섰던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왔다. 대표팀 내에서 박지성의 영향력을 감안하다면 박지성은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존의 대표팀 중앙 미드필더 2명 중 한 명은 빠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하는 박지성이 기성용(21, 셀틱)과 윤빛가람(20, 경남)에 미치는 파장이다.
조광래호의 데뷔전이었던 나이지리아전. 기성용와 윤빛가람은 나란히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기성용과 윤빛가람은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윤빛가람은 선제골까지 작렬시켰다. 나이지리아전 당시 '패스 마스터' 백지훈(수원)이 있었지만 기성용과 윤빛가람에 밀려 후반 교체출전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두 번째 평가전 이란전에서도 기성용과 윤빛가람 조합은 조광래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당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대표팀 간판 중앙 미드필더 김정우(광주)가 돌아왔지만 컨디션 저하로 부진을 겪었다. 김두현(수원)도 발탁됐지만 선발을 기성용과 윤빛가람에 양보해야만 했다.
조광래호가 출범하고 가진 지난 2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한 기성용과 윤빛가람. 하지만 이번 일본전에는 둘 중 하나는 선발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박지성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박지성 자리인 왼쪽 윙어로는 조영철이 낙점됐다.
지난 8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가진 훈련 때는 박지성과 기성용이 호흡을 맞췄다. K리그 일정이 남아있어 윤빛가람보다 먼저 소집된 해외파 기성용이 박지성과 짝을 맞췄다. 박지성과 기성용의 조화는 공격수들에게 연신 매서운 패스를 찔러 넣었다. 간혹 문전까지 달려가 골을 넣기도 했다. 10일 명지대학교와 연습경기를 통해 그 호흡의 세밀함을 높일 계획이다.
먼저 소집돼 박지성과 발을 맞추고 있지만 기성용이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윤빛가람은 그 누구보다 조광래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게다가 윤빛가람은 최근 K리그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올 시즌 신인왕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윤빛가람이 대표팀에 소집되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다.
중앙 미드필더 박지성의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가. 기성용과 윤빛가람 둘 중 하나는 선발 출전을 양보해야 한다. 과연 조광래 감독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박지성의 파트너가 되려는 두 선수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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