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전체 52번)로 지명돼 LG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문선재(20. 내야수)가 2010년 4/4분기 국군체육부대(상무)에 합격했다.
문선재는 동성고 시절 이미 공수주에서 남다른 기량을 드러내며 드래프트 상위권 지명이 예상됐다. 하지만 같은 유격수 포지션에 청소년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상수(삼성), 안치홍(KIA), 오지환(LG), 허경민(두산) 등이 포진해 있어 이들에 밀려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순번으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사실 대학 가려고 했는데 제 이름이 있더군요. 처음엔 (순번이 밀려) 자존심이 상했죠. 그래도 계약금만 차이가 있을 뿐 출발은 똑같다는 마음으로 프로에 왔죠."
데뷔 첫 해 2군 경기에 나서며 타율 2할7푼1리(199타수 54안타)에 22타점 8도루를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올 시즌엔 94경기에 출전, 홈런 12개와 54타점 27도루를 기록하면서 전 시즌과 비슷한 2할7푼대의 타율에도 한층 성장된 실력을 뽐냈다. 팀내 2군 선수들 가운데서는 단연 돋보이는 두 자릿수 홈런과 최다 도루도 내세울 만한 성적이다.
올 시즌 문선재는 6월에 1군 무대를 처음 밟아봤다. 비록 7경기를 통해 5타석에 불과했지만, 1군 기회가 가능했던 것은 4월 16일 인천 송도구장에서 펼쳐진 퓨처스리그 SK전에서 세운 대기록 덕분이다.
2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문선재는 첫 타석에선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3루타를 날린 것을 시작으로 2루타와 솔로홈런,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타석에서 안타로 생애 첫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한참 감이 좋았던 시기였죠. 타율이 3할 4푼이 넘었으니까요. 하지만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타율이 곤두박질쳤어요."
문선재는 184cm의 큰 키에 비해 몸무게는 80kg을 넘지 않는다.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중을 불리려 해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원래 시즌 중반 타격감이 상승세를 타면서 20-20(홈런 20개, 도루 20개 이상)을 달성하고 싶었어요. 남들이 들으면 허황된 꿈이라고 했겠지만...(웃음) 작년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타격에서 부족해요. 체중을 불리면 홈런도 늘겠죠?"
데뷔 첫 해엔 프로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올 시즌엔 넘쳐나는 선수를 보유한 구단의 사정상 신고 선수 신분으로 지내다가 6월에야 정식 선수가 되었다.
"속 많이 상했었죠. 저보다 높은 순번인 애들은 (신고가 아닌) 당당히 이름 석자가 엔트리에 올려져 있더군요. 하지만 길게 보면 과정을 밟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문선재는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기복이 심한 것이 자신의 단점이라고 밝혔다. 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슬럼프를 남들보다 빨리 끊지 못한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상무입대'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찾았다. 올 시즌 중반부터 줄곧 상무 입단 테스트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구단에 내비쳤고 간절한 소망은 결국 이뤄졌다.
"팀에선 2군 경기에 나서는 것조차 경쟁이 심해요. 매일 조를 나눠 게임을 뛰죠. 혹시 선발 출장을 했다가 좀 아니다 싶으면 바로 교체되거든요. 그래서 일찍 (상무에) 가서 배우고 실력을 쌓고 싶었어요. 또 일단 1군에 언제 올라가나 하며 조바심을 낼 필요없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잖아요."
사실 합격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나이도 어리고 태극마크를 단 경험도 없기 때문에 한 번 지원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편한 마음으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셈. 고졸 출신으로 이제 스무살인 그가 21명의 상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포함된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상무의 주전 한 자리를 꿰차고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목표예요.그리고 2년 뒤엔 1군에서 야구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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