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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행운의 상무입대' 김현우 "특급선수로 거듭 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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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해요. 제 실력으로 가는 게 아닌 것 같아서요."

삼성의 우완투수 김현우가 국군체육부대 합격통지서를 받은 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수확한 조동찬과 안지만을 대신해 넥센 포수 박동원과 함께 국군체육부대에 추가 합격하는 행운을 안았다.

김현우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이 가져다 준 최대의 수혜자가 아니겠냐며 머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당초 국군체육부대 21명의 합격자 명단에는 김현우와 박동원이 없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김정택(상무) 감독은 아시안게임 우승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 이미 21명 이외에 2명을 추가로 선발해 놓았다.

2군 경기를 통해 각 구단의 인재를 지켜봐왔던 김정택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기쁜 일이지만 김현우의 마음 한편에는 못내 찝찝한 구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노릇.

"솔직히 9월 말쯤에 매니저가 저를 불러 상무 입대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저야 당연히 나이도 있고 하루라도 빨리 다녀오는 게 좋으니까 가겠다고 했죠. 그런데 조건이 걸려 있었어요."

조동찬과 안지만(이상 27살)이 더 이상 군 입대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 아시안게임에 나섬과 동시에 입대 원서를 냈고 대표팀 합숙 훈련 기간 사이에 개최된 테스트에도 참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현우는 선배들의 진로에 자신의 운명이 갈리는 묘한 위치에 있었다.

"당당히 제 실력으로 갔다면 더 좋았을텐데 가서 더 잘해야죠. 보란 듯이 말이죠."

김현우는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지켜보면서 우승을 바라는 순수한 마음 한 구석에서 개인적인 욕심을 숨길 수 없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피력했다.

188cm, 95kg의 우수한 체격조건을 가진 포수 출신의 우완 김현우는 최고구속 145km까지 기록, 2010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2라운드(전체12번)의 깜짝 지명을 받았고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이미 선동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시범경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개막 후 김현우는 한껏 물 오른 피칭에 대한 자신감으로 1군 진입의 조바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왜 안올려주시는지 모르겠어요. 기존의 선배들을 물리치고 들어갈 틈이 없네요"라며 당장이라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확실히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4월 30일 데뷔전에서 한화의 네 타자를 무안타로 막아낸 이후 좀처럼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6월 3일 두 번째 등판에서는 KIA 최희섭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실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김현우는 프로란 곳이 아마와 달리 만만치 않다는 걸 이미 2군에서 깨달았다. 타자들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쉽게 카운트를 잡겠다는 안일함은 통하지 않았다.

퓨처스 리그 36경기에 등판해 4승3패 5세이브 2홀드 방어율 3.61. 데뷔 첫 해 성적으로는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에 찰 정도도 아니었다.

"너무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은 1년입니다. 다시 처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배우고 와야죠."

강릉고 시절까지 포수로 뛰다 한민대 진학 이후 투수로 전향, 나이에 비해 많은 이닝을 던진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최대 단점인 만큼 긴 이닝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체구에 걸맞는 두둑한 배짱과 구속도 갖춰야 한다.

김현우는 29일 논산훈련소에 입소, 4주간 기초군사훈련에 나선다. '갑자기 추워져 걱정된다'는 말에 "저는 고생 좀 해야해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김현우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프로야구 마운드에서 설 날을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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