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엔 영업비밀도 없다? 봉중근의 말에 의하면 그렇다.
'봉의사' 봉중근(LG)이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놨다. 3일 롯데와의 평가전이 열린 사직구장에서 만난 봉중근은 일단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것이 대표팀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팀 분위기가 활발하다는 얘기다. 실제 훈련장에서는 선수들간의 대화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정말 좋은 분위기다.
대표팀은 이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영입비밀(?)도 공유하고 있다. 소집 초기, 양현종(KIA)이 김시진(넥센 감독) 대표팀 투수코치로부터 컷패스트볼을 전수받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봉중근도 이날 롯데와의 연습경기가 끝나고 선수들 간에 비기(秘技)를 공유한 내용을 공개했다. 봉중근은 "내년 시즌부터 슬라이더를 많이 던질 생각"이라며 "(류)현진이나 (양)현종이에게 슬라이더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봉중근은 후배들에게 받기만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봉중근도 자신의 전매특허인 '견제'를 전수한다. 봉중근은 "현진이, 현종이는 나한테 견제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며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지난 2009년 WBC 일본전에서 기민한 견제구로 '이치로의 굴욕'이라는 화제를 낳기도 했던, 국내 최고의 견제능력을 보유한 선수다. 3일 연습경기에서도 봉중근은 롯데 투수로 등판해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2회초 김강민을 견제로 잡아냈다.
같은 좌완 투수인 봉중근과 후배 류현진, 양현종은 그렇게 서로의 주무기를 공유하고 있었다. 봉중근은 이에 대해 "역대 대표팀 중 이런 분위기였던 대표팀은 없었다"며 "이번에는 서로 윈-윈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 획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의 영업비밀까지 스스럼없이 주고 받고 있다. 당연히 대표팀의 전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지금은 한 배를 타고 있지만 대회가 끝나면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도 있다. 어쩌면 다음 시즌에는 류현진과 양현종이 견제로 LG 주자들을 잡아내고, 봉중근이 슬라이더로 한화와 KIA 타자들을 돌려세우는 광경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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