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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호령' 이대호, "우승 전제 하에 외국진출 고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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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롯데)가 활짝 웃었다. 지난 25일 '2010 최우수선수 및 신인왕 시상식'서 야구기자단 투표를 통해 시즌 MVP로 선정된 그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이대호는 참여투표 92표 중 59표를 얻어 압도적인 표 차로 경쟁자인 류현진(한화, 30표), 김광현(SK, 3표)을 누르고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선수 영예를 거머쥐었다.

이날 이대호는 손이 바빴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는 MVP 수상 전 열린 개인타이틀 부문 시상식에서 7개의 트로피를 한꺼번에 받았다. 트로피를 어떻게 자리로 가져가야 할지 난감해할 정도. MVP 트로피까지 무려 8개의 트로피를 받은 이대호는 이후 이를 하나하나 케이스 안에 넣으며 챙기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이대호는 취재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시즌 중 말을 아끼던 모습과는 달리 속에 있던 마음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시즌 소회 및 아내에 대한 애정 표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각오까지 진지한 태도로 질문에 답했다. 이대호의 답변을 정리했다.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이대호는 시즌 후반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쉬면서 계속 침을 맞고 몸조리했다. 빨리 나을 줄 알았는데, 오래 간다. 긴장이 풀리니까 잘 안 낫는 것 같다. 조금 많이 걸으면 통증이 온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괜찮겠는가?

"아직 시간이 좀 남았지 않느냐. 대표팀 소집되면 훈련하면서 신경을 쓸 예정이다. (대표팀에서) 어떤 위치에 설 지 모르겠지만 사실 (조범현 감독이) 급하게 생각하시면 좀 힘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도 남았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시즌 소회는?

"올해 많이 아픈데도 참고 뛴 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픈데 경기에 나서면 안된다는 점이다. 난 시즌 막판 언론에서 성적 관리하느냐는 말들이 나와 안나가도 될 경기를 참고 뛰었다. 그래서 지금 더 아픈 것 같기도 하다. 성적이나 팬들 눈치를 보고 아픈데 몸관리 안하고 경기에 나서면 안될 것 같다. 자기 관리는 자기가 해야 한다. 나도 그런 부분에서 준플레이오프 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선수는 부상을 안당하고 야구장 전광판에 이름을 올려놓는 게 최고다."

-내년 이후에는 FA다.

"먼저 내년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 롯데에 있는 동안 꼭 우승하고 싶다. 우승한다는 전제 하에 외국 진출도 생각해볼 것이다. 지금은 롯데맨으로서 내년에 우승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다."

-올해 월등했던 성적 탓에 내년 시즌은 부담되지 않을까.

"그렇다. 올해 이렇게 잘했는데 내년이 더 중요하다. 2006년에 상을 받아보니 다음 시즌이 정말 중요하더라. 팬들의 기대치가 커지고 언론 관심도 집중된다. 진짜 부담스럽다. 혼자 야구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더라."

-이제 새 감독님이 오셨다.

"우리 롯데는 팀 분위기가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것 같다. 그 역할이 나나 중간 선수들의 몫이다. 불화로 인한 기사는 안났으면 좋겠다. 나의 역할은 (홍)성흔이 형과 함께 우리 후배들을 잘 보살펴 새 감독님을 보좌하는 것이라고 본다. 성흔이 형이 (롯데로) 와서 내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결혼 후 성적이 좋아졌는데?

"와이프 덕에 술을 10번 먹을 때 이제는 한 번도 먹을까 말까다. 시즌 중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에서 소주 한 잔 먹고 풀었는데 이제는 와이프가 있어 그러지 않는다. 야구 못하는 날에는 야구 얘기를 하나도 안하고 잘하는 날에는 야구 프로그램을 보고서 더 얘기해준다. 고맙다. 또 결혼을 하니 원정경기를 가서 친구들을 만나도 밥먹는 정도다. 친구들도 '대호는 집에 가겠지'라고 생각해서 요즘엔 전화도 잘 안하더라."

-차는 어떻게 사용할건지?(MVP 부상으로 4천500만원 상당의 폭스바겐 승용차를 받았다)

"현재 차가 있어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겠다. 겨울 때면 항상 불우이웃돕기를 해왔었고... 그 부분에서 와이프하고 잘 얘기해서 사용할 생각이다. 그런데 차 너무 좋아 보인다.(웃음)"

-가족계획은?

"내년에는 아기를 낳아야지. 나도 이제 서른줄이다."

-로이스터 감독 및 코치들 몇 분이 재계약을 못했다.

"가슴이 아프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받은 게 참 많은데, 선수로서 해드릴게 없어 죄송하다. 제리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다.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성적을 냈다면 달라졌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 우승하면 얼마나 좋아하시겠느냐. 그게 우리 선수들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본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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