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시즌을 호령한 롯데 이대호가 예상대로 시즌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롯데 타자로는 최초로 MVP 수상이다. 압도적인 표 차로 수상한 이대호는 미소를 지으며 당당히 시상대에 올랐다.
이대호는 25일 오후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0 최우수선수 및 신인왕 시상식'서 야구기자단 투표를 통해 시즌 MVP로 선정됐다.
이대호는 참여투표 92표 중 무려 59표를 얻어 경쟁자인 류현진(한화, 30표), 김광현(SK, 3표)을 큰 표 차로 누르고 프로야구 한 시즌의 최고 선수 영예를 거머쥐었다. 부상으로 주어진 4천500만원 상당의 폭스바겐 승용차도 그의 몫이 됐다.
사실 이대호는 일찌감치 MVP감으로 인정받았다. 올 시즌 도루를 제외한 타율(3할6푼4리), 홈런(44홈런), 타점(133점), 최다안타(174개), 득점(99점), 장타율(6할6푼7리), 출루율(4할4푼4리)까지 무려 타격 7관왕에 올랐고, 9경기 연속 홈런포라는 세계신기록까지 작성했다.
'다승왕' 김광현과 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을 평정한 류현진도 이대호의 활약에 밀려 투표인단의 표심을 얻지 못했다.
MVP 시상에 앞서 각 부문 타이틀홀더 시상식 때 7개의 트로피를 받은 이대호는 "미국에 계신 로이스터 감독님께 먼저 이 영광을 돌린다. 7개의 상을 받기까지 많이 힘들었는데 옆에서 많이 도와준 김무관 (타격)코치님께 감사드린다"며 "(홍)성흔이 형이 한 개만 달라고 하던데 혼자 7개를 다 먹어서 미안하다. 내년에는 새로운 감독님과 더 좋은 팀을 만들어 우승하고 싶다"고 '독식' 소감을 전했다.
잠시 후 MVP까지 수상한 후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자리로 돌아간 이대호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내내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트로피를 바라봤다. 총 8개의 트로피는 덩치 큰 이대호조차 감당하기 힘들 정도.
MVP까지 휩쓴 이대호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프로에 와서 10년이 걸렸다. 2006년에 열심히 했지만 (류)현진이에게 졌을 때 쓸쓸하게 퇴장했다. 상을 4개나 받고 쓸쓸하게 퇴장한 사람 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그 때 더 열심히 해서 이 자리에 서고 싶었는데 이렇게 서서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이대호는 "이 상을 지키는 것보다는 내년에는 꼭 내가 소속된 팀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 그게 소원"이라고 롯데의 우승 염원을 전한 뒤 "내가 사인을 잘 안해주는 것은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팬분들이 좀 양해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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