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살의 어린 나이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단 한 번도 국가대표 꼬리표를 놓치지 않은 '한국 남자양궁의 간판' 임동현(24. 청주시청)이 생애 세 번째 아시안게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충북체고 시절인 2002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대표 선발전에 깜짝 발탁, 그 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개인전 4강에 진출했던 임동현은 동메달을 획득했고 고비 때마다 10점에 화살을 꽂아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임동현은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2회 포함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잇따라 정상을 밟으며 한국 남자양궁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 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던 그가 또 한 번 광저우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시안 게임 준비에 한창인 임동현을 선수촌내 양궁장에서 만났다. [이하 인터뷰 전문]
-대회를 앞둔 소감을 밝힌다면.
"개인적으로 세계선수권 세 번, 올림픽에 두 번, 그리고 아시안게임은 이번이 3번째 참가다. 매년 큰 대회에 참가해왔지만 느낌은 늘 같다. 몇 번 나가봤다고 긴장감이 덜하거나 줄진 않는 거 같다. 아시안게임이 큰 대회인 만큼 철저히 준비해 최선의 결과를 거두겠다."
-2002년 이후 줄곧 태극마크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더 대단하다. 정확히 선수촌 생활이 얼마나 된 것인가?
"2002년 6월 1일 입촌했었으니까 8년 4개월이 넘는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엔 무조건 여기서 살아남겠다고 다짐했다. 매년 치러지는 선발전이나 평가전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도 컸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했고 집중했다. 언제든지 나도 밀려날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았다. 다행히 운 좋게 남을 수 있었다."
-10년 가까운 세월 속에서 느끼는 태릉선수촌의 달라진 점을 꼽는다면?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 2005년 양궁장이 생긴 것이다. 또 체력 훈련장의 기구도 다양해졌다. 이전엔 웨이트 훈련장을 저녁 6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젠 저녁 늦게까지 개방을 한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선수들을 위한 편의 시설도 점점 발전되어 생활하기 좋아졌다."
-양궁의 경우 새 얼굴이 등장했나 싶으면 이내 사라지고 또 다시 나타난다.
"내가 처음 선수촌에 왔을 때 함께 했던 김민정 선배가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해 이번에 여자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양궁계에서는 국가대표를 한 번이라도 해본 선수는 언젠가 반드시 돌아온다는 얘기가 있다.(웃음)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기를 만들어 다시 오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만큼 선수들의 실력 차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 월드컵 3,4차 대회에서 남자선수들이 연속 우승을 놓쳤다. 중국에 져서 은메달에 그쳤고, 4차전에서는 사상 처음 일본에게 패하기도 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언론 매체나 주변에서 큰 경기를 앞두고 항상 '위기' 또는 '비상'이라고 한다.(웃음) 개의치 않는다. 메인 게임을 앞두고 항상 대표팀 성적이 좋았던 건 아니다. 어느 해엔 전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를 했고 또 어떤 해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나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대표팀에 들어온 이후 총 8번의 메인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우승을 놓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2년 전 베이징올림픽 멤버 (이)창환이 형도 꾸준하고 전국체전에서 좋은 기량을 보인 (오)진혁이 형도 있기 때문에 경기 당일 컨디션만 잘 조절하고 부상만 조심한다면 문제없다. (단체전) 8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전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부산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도하에서 금을 딴 만큼 이번에 다시 2연패를 노린다. 사실 2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도전에 실패하면서 마음을 다시 추스르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를 발판으로 2년 뒤 런던 올림픽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제 올림픽 개인전에서만 금메달을 따면 더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만큼 멀리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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