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야구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 축제가 그 막을 올린다.
팀당 각 133경기의 길고 긴 레이스를 거쳐 가을 야구 참가 자격을 얻은 팀은 SK, 삼성, 두산, 롯데(순위순). 그 중 3위 두산과 4위 롯데가 오는 29일부터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두산 김경문 감독과 주장 손시헌, 김현수 및 롯데 로이스터 감독과 주장 조성환, 홍성흔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다부진 각오와 함께 출사표를 던졌다.
수십 명의 취재진과 함께 방송 생중계까지 진행되는 등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치러진 미디어데이서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격돌 하루 전의 분위기를 숨김없이 표현했다.
양 팀의 대결양상은 지난해와 판박이다. 정규시즌 순위와 함께 후반기 막바지 경기 운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승자는 1차전 패배 후 내리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 지난해의 기억 속에 두산과 롯데는 각각 '수성'과 '설욕'을 다짐하며 서로 승리를 자신했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 선발은 히메네스다. 롯데가 작년에 비해 타선에 무게가 많이 생겼다. 레이스 중에는 우리가 투수쪽에서 롯데에게 굉장히 많이 맞았다"며 "이번 시리즈만큼은 모든 투수를 준비시키겠다. 배터리가 잘해내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롯데화력 봉쇄에 총력전을 펼칠 뜻을 전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1차전 선발 송승준이 지금 감기에 걸려 병원에 있는데, 몸을 잘 회복해 선발투수로 잘 해주길 바란다"며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참 마음에 든다. 양 팀이 다 비슷한 야구를 한다. 팬들에게는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줄 것 같다. 올해도 두산과 만나 재미있는 야구를 할 것 같다"고 화력 공방전을 예상했다.
두산 주장 손시헌은 "(롯데 상대로) 정규시즌 동안 전적이 너무 안좋았다.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지켜봐 달라. 선수들 모두가 힘을 뭉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 주장 조성환은 "주장이 3년째인데 미디어데이도 3년째다. 올해는 홍성흔과 와서 든든하다"며 "선수단에 계속 주문하는 것이 '조금만 더 집중하고 즐기자'다. 우리는 가을 야구를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올해까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말그대로 들러리밖에 안된다. 우리가 만든 기회, 우리가 살리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두산은 6월말부터 시작된 삼성의 신들린 듯한 연승에 3위로 주저앉은 뒤 다시 따라갈 동력을 만들지 못했다. 어쩔 수없이 김경문 감독은 8월말 들어 2위 추격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대비에 들어갔다. 전반적인 전력 재점검 작업으로 시즌 막판을 보낸 것이다.
반면 롯데는 4위 확정을 위해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물론 지난 시즌 삼성의 끈질겼던 추격에 비하면 KIA를 일찌감치 따돌린 셈이지만 홍성흔, 조성환의 사구로 인한 공백 등 악재가 잇따라 '4위 확정' 전까지 총력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두산은 정규시즌 롯데전 열세의 악몽을 떨치겠다며 단기전에 자신감을 내비쳤고, 롯데는 이번만큼은 '들러리'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
쉴 만큼 쉬며 체력을 축적한 두산과 지난 시즌의 악몽을 되갚기 위한 롯데의 혈전. 3승을 먼저 얻기 위한 두 팀의 대결이 어떻게 판가름날 것인지, 이제 곧 그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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