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홀드왕'에 오른 정재훈(두산). 그의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졌다. 음주사고로 전력 제외된 이용찬의 공백을 메워야 할 부담까지 짊어지게 된 것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29일 시작되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출장자 명단에서 이용찬을 제외했다. 음주사고로 인한 처벌로 2군에서 자숙 중인 이용찬은 페넌트레이스 종료와 함께 징계가 끝나 준플레이오프에 출전 가능하지만, 김 감독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그의 기용을 보류했다. 현재로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후, 다시 한 번 그의 출전을 검토해볼 요량.
이용찬의 공백으로 정재훈의 존재는 더욱 소중해졌다. 지난해 구원왕이자 팀의 확실한 클로저인 이용찬의 빈 자리는 치열한 단기전 승부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그 부분을 정재훈은 고창성, 임태훈과 함께 빈틈없이 메워야 한다. 계투진의 '형님'으로서 그의 임무는 막중하다.
정재훈은 올 시즌 두산의 철벽계투요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성열, 양의지 등 홈런타자들의 등장과 '토종에이스' 김선우의 맹투 등으로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사실 그가 없었다면 두산은 3위를 차지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재훈의 시즌 성적은 계투진으로서는 리그 최고다. 63경기 78이닝을 소화하면서 23홀드(8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73으로 '홀드왕'에 올랐다. 고창성(22홀드)과 치열한 집안싸움을 벌이면서 정재훈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고, 결국 홀드 부문 타이틀을 따내면서 최고의 계투요원으로 평가받게 됐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는 화력대결로 예상되고 있다. 홍성흔의 복귀로 천군만마를 얻은 롯데의 공포스런 클린업트리오와 토종타자 20홈런 5명을 배출한 두산의 방망이는 잠실과 사직을 오가며 서로 상대팀 마운드를 두들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화력의 집중력이 높아질 경기 중·후반, 박빙 혹은 위기 상황서 나서게 될 정재훈의 피칭은 팽팽한 승부 속에 승패를 판가름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소리없이 강하게 2010 시즌을 보낸 정재훈의 존재는 분명 롯데의 약한 불펜진과 비교해볼 때 두산의 크나큰 장점이다. 롯데 타선은 상대 선발을 무너뜨려도 '홀드왕' 정재훈의 벽까지 넘어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