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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 프로 지명받지 못한 경남고 '김우경'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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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가 'KBS초청 고교야구 최강전' 결승에서 경남고를 6-1로 제압하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고교야구 최고투수 유창식(한화 입단)이 버티고 있는 광주일고의 우세가 점쳐진 가운데 치러진 결승전이었다. 고교 최강의 팀을 가리는 대회인 만큼 유창식은 결승전 선발을 자원했고, 9이닝 동안 경남고 타선을 피안타 3개에 12개의 삼진을 잡으며 꽁꽁 묶었다.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된 유창식은 황금사자기 MVP에 이어 시즌 2번째 최고의 선수에 등극했다. 7회 내야안타 한 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한 점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 이닝 완벽한 제구력과 빠른 승부구를 앞세워 고교 최고의 투수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당초 경남고는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삼성과 SK에 각각 1라운드로 지명을 받은 3학년 투수 심창민(사이드암)과 서진용(우완)이 연습 도중 나란히 부상을 당해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다. 결국 이들은 결승까지 3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하는 등 마운드에서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 채 대회를 치렀다.

하지만 경남고는 1학년 때부터 게임에 등판하며 실질적인 팀의 에이스로 뛰었던 김우경(3학년. 우완)과 내년이 더 기대되는 한현희(2학년. 사이드암), 그리고 고봉재(2학년. 사이드암)가 세 게임을 나눠 던져 준우승을 일궈냈다.

휘문고와 제물포고전에서는 구원으로 등판해 1승을 기록했던 유창식은 이날 결승전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씩씩하게 던졌다.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해 프로무대의 화려한 출발을 앞두고 있던 유창식과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경남고 투수는 김우경이었다.

김우경은 프로에 지명받지 못한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버릴 작정으로 마운드에 섰으나 팀의 우승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경남고 이종운(44) 감독은 경기 직후 패배의 아쉬움보다는 선수들이 열심히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며 다음을 기약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특히 김우경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향후 진로에 대한 걱정을 전했다.

"계속 대학 진학을 권유했지만 이제 신입생 선발이 끝난 상태다. 본인이 연습생이라도 꼭 프로에 가겠다는 의지를 일관되게 보여왔다. 아마도 신고선수로 갈 것 같다."

1라운드에 2명의 지명선수를 배출시킨 이종운 감독이지만 1학년 때부터 줄곧 팀의 기둥 역할을 해내며 마운드의 핵심이었던 김우경은 '아픈 손가락'이 아닐 수 없다.

이 감독은 "힘을 더 기르고 파워를 늘려 볼 스피드를 증가시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김우경에 대해 최고의 우완투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유창식과의 맞대결에서 꼭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부족했다. 앞으로 더 많이 준비해서 전국체전에서 다시 대결을 펼칠 기회가 온다면 그 때는 반드시 꺾겠다."

김우경은 경기 직후 그라운드를 누비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던 광주일고 선수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패배를 인정했다. 마음 한켠에는 올 시즌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는 유창식을 상대로 자신의 가능성을 8개 구단을 상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오기도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회 첫 타자 백세웅(3학년. 유격수)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고, 2회에도 선두타자 임영섭(3학년. 좌익수)을 볼넷으로 걸어 내보낸 뒤 적시타를 허용하며 초반부터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믿었던 동료 타자들은 유창식의 볼을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6회까지 피안타 7개로 3실점(3자책) 기록을 남긴 채 후배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빨리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이 가장 아쉬워요. 단단히 마음먹고 나섰지만 상대 광주일고도 만만치 않은 팀이잖아요. 그래서 긴장감이 컸던 것 같아요. 더 잘하겠다는 마음이 오히려 제대로 게임을 풀지 못하게 했어요. 저의 부족함을 깨달았으니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전국의 모든 대학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김우경을 영입하기 위해 시도했다. 그러나 이종운 감독의 대학 진학 바람과 달리 김우경은 흔들림 없이 프로행을 고집하고 있다. 173cm의 단신이라는 점이 지명에서 제외된 가장 큰 이유.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볼의 스피드를 끌어 올리고 힘을 키운다면 4년 뒤 상위권 순번으로 프로행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주라며 여러 스카우트는 입을 모았지만 선택은 결국 본인의 몫이다.

올 시즌 최대어로 자타가 인정하는 유창식의 역투는 이 날 최고의 이슈로 떠오르며 '역시'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김우경은 '이변'을 꿈꿨다. 그러나 결국 꿈에 그치고 말았다. 이미 아픔과 절망을 겪은 김우경으로서는 다시 한 번 독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하나 추가한 셈이다.

프로에 지명받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김우경, 그의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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