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2차전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경기.
나이지리아는 전반 17분 카를로 우체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는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전반 33분 사니 카이타가 그리스의 토로시디스에게 발길질을 해 퇴장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수적 열세에 시달린 나이지리아는 전반 44분, 후반 26분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카이타는 그리스의 강한 압박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밀려드는 짜증을 삭이지 못하며 결국 상대에게 발길질을 하는 최악의 행동을 보이고 말았다.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다혈질적인 면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B조 예선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만나는 한국이 노려야 하는 점도 바로 그리스가 카이타를 다뤘던 것과 같은 모습이다. 한국은 강한 압박으로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짜증나게 만들어 아프리카 특유의 다혈질적인 특성을 끄집어내려 한다. 상대가 뜻대로 움직이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즉 '제2의 카이타 만들기'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것이다.
18일 대표팀 훈련장인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만난 허정무 감독은 "나이지리아의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 아르헨티나와 다른 점은 개인 기술이 중점이라는 것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거친 플레이에 의한) 퇴장도 있다. 상대를 짜증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상대를 짜증나게 만드는 강한 프레싱이 필요하다. 상대가 마음을 놓지 못하게, 타이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아르헨티나전에서도 허정무 감독은 심리전을 꺼내 들었다. 남미의 다혈질적인 면을 꺼내기 위해 거칠고 터프한 수비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집중력과 조직력을 흐트러뜨리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파울을 당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거친 파울로 맞불을 놓았다.
이번 운명의 나이지리아전에서는 허정무 감독의 심리전이 통할 수 있을까. 아무리 훈련을 열심히 하고 정신적인 단련을 한다고 해도 본능을 막기는 어려운 법이다. 한국 선수들의 끈질긴 플레이에 짜증이 솟구쳐 폭발하는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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