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E조 첫 승은 '오렌지군단'이 챙겼다.
네덜란드는 14일 밤 8시 30분(한국시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첫 경기 덴마크전에서 후반 시작 직후 나온 상대 수비수 시몬 포울센의 자책골과 84분 디르크 카위트의 쐐기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전반은 양 팀 모두 득점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유럽 예선 전승으로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아스널 주전 공격수 판페르시를 앞세워 덴마크의 골문을 노렸지만, 상대의 두터운 수비에 진땀을 흘렸다.
어찌보면 덴마크의 수비가 네덜란드의 창 끝을 완전히 막아낸 셈. 덴마크는 키에르와 아게르로 구성된 센터백 듀오를 중심으로 양 측에 포울센과 야콥센을 배치해 네덜란드의 공격력을 원천봉쇄했다.
네덜란드는 덴마크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촘촘한 상대 수비수들의 벽을 뚫지 못했다.
전반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오히려 덴마크가 반대쪽으로 길게 넘긴 롱패스로 단숨에 슛 기회를 잡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등 수비 후 역습 패턴으로 네덜란드를 괴롭혔다.
덴마크 공격수이자 반페르시의 팀 동료이기도 한 벤트네르는 한 차례 위협적인 헤딩슛을 선보이는 등 장신에도 절묘한 볼컨트롤로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다. 볼점유율에서 6대4 정도로 앞선 네덜란드지만 전반 유효슈팅수에서는 오히려 덴마크에게 1개-2개로 밀리는 수모까지 맛봤다.
하지만 '철옹성'같던 덴마크 수비가 후반 시작과 함께 어이없는 자책골로 자멸했다. 시작 후 30초경 반페르시가 왼측 측면에서 왼발로 감아올린 크로스를 포울센이 걷어내려 헤딩을 시도한 것이 그만 동료 아게르의 등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버린 것. 급작스러운 궤도 변경에 덴마크 골키퍼 쇠렌센도 멍하니 골인되는 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자책골이 경기 양상을 180도 바꿔놓았다. 네덜란드가 지공으로 틈을 노렸고, 덴마크는 만회골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이것이 후반 중반 넘어서면서 덴마크의 수비를 약화시켰고, 네덜란드는 교체투입된 엘리아가 왼측면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오히려 파상공격을 퍼부었다.
덴마크는 롱패스의 부정확성과 네덜란드 수비수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공격수의 주력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와중에 네덜란드가 스네이더르와 엘리아, 카위트의 합작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9분 스네이더르가 아크 중앙으로 날카롭게 찔러준 스루패스를 받은 엘리아가 오른발로 툭 걷어찬 공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고, 이를 쇄도하던 카위트가 차분히 밀어넣었다.
이후 네덜란드는 공을 돌리며 시간을 벌었고, 그 사이에도 수 차례 더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끝까지 우위를 유지했다. 덴마크는 두 골을 내주면서 추격 의지를 잃었고, 결국 승리는 그대로 네덜란드가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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