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1, 전북 현대)은 너무나 외로웠다. 25명의 태극전사가 피로 회복 훈련에 집중하며 본격적인 월드컵 체력 만들기에 돌입할 때 그는 홀로 마이클 쿠이퍼스 피지컬 트레이너와 함께 러닝만 반복했다.
이동국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에콰도르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에 이상을 느껴 후반 교체됐다.
27일 오전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1차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노이스티프트 입성 후 가진 대표팀 첫 훈련에서도 이동국은 홀로 반복된 구간을 달렸다.
미드필더 김재성(포항 스틸러스)이 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회복해 이날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참가했고 오는 30일 벨라루스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23명의 본선 최종 엔트리 포함 가능성을 높여 이동국의 마음은 더욱 다급해졌다.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도전이라 그에게는 빠른 부상 회복이 급선무다. 너무나 많이 알려졌지만 이동국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외면을 받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한 달여를 남겨놓고 무릎 인대 파열로 눈물을 쏟았다.
이동국의 회복 여부는 대표팀 최종 엔트리 구성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은 첫 훈련에 앞서 "23명의 최종 명단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26명이나 23명이나 모두 같다"라고 현재로서는 모두가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허 감독은 "첫 경기 시작 24시간 전까지 부상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이동국이 첫 경기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그 다음 경기에서 가능한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부상 회복 속도에 따라 다양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머리를 감싸며 고민스러워했다.
대표팀 공격진에는 오른쪽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한 박주영(AS모나코)이 굳건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안정환(다롄 스더)이 조커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염기훈(수원 삼성)은 세트피스나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어 중용될 수밖에 없다. 이근호(주빌로 이와타)도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어 최종 엔트리 생존 가능성이 절반 가까이 된다.
남은 것은 연일 골 퍼레이드를 벌이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예 이승렬(FC서울)과 이동국을 놓고 벌이는 저울질이다. 일단 허 감독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 확실한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동국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격려하는 지인에게 괜찮아지고 있다는 의사표시를 하며 긍정적인 마음을 표현했다. 자신을 믿고 있는 만큼 기회를 잡기 위한 사투가 전지훈련지에서 어떤 형식으로 결론이 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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