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더위 열기를 식힌 비의 여파로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에도 관중들의 응원은 뜨거웠다. 그만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고, 잠실구장은 뜨거운 야구열기로 가득찼다. 단, 승패는 갈렸고, 짜릿한 쾌감은 두산이 느꼈다.
두산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서 선발 김선우의 조기강판 속에서 팽팽하던 7회말 손시헌의 2타점 결승타 등 막판 대량득점에 힘입어 11-7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26승 17패 1무)은 전일 승리와 함께 2연승을 거두며 주말 3연전을 기분좋게 마감했다. LG(18승 24패 1무)로서는 3연승 후 2연패를 당하며 주춤거렸다.
'서울 라이벌'답게 두산과 LG는 경기 후반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 접전을 펼쳤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어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잠실벌을 뒤덮었다.
먼저 득점의 몰꼬를 튼 쪽은 홈팀 두산이었지만, LG의 추격과 두산의 재반격으로 승부 예측은 쉽지 않았다.
두산은 1회말 김현수와 이원석의 1타점 적시타가 잇따라 터져 2-0으로 순조롭게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LG는 3회초 손인호의 우월투런포(비거리 120m)로 동점을 만들고, 계속된 공격 1사 만루서 나온 오지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반격-재반격의 패턴은 계속 이어졌다. 3회말 두산이 무사 1, 3루서 최준석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을 만들자 LG는 4회초 김태완이 좌중간 솔로포(비거리 125m)를 터뜨려 다시 도망갔다.
두산이 5회말 1사 2, 3루서 터진 최준석의 우중간 2타점 적시타로 5-4로 경기를 뒤집자 LG도 6회초 이대형이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 5-5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런 가운데 7회말 승부의 균형이 크게 깨졌다. 두산이 2사 후 집중력을 발휘해 3점을 보탠 것. 2사 1, 2루서 손시헌이 우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내 기세를 올리자 곧바로 양의지마저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타를 보태 두산은 단숨에 8-5로 도망갔다.
이후 8회말 두산은 김현수와 손시헌의 1타점 적시타와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인한 득점까지 또 다시 3점을 보태 시소게임에 종지부를 찍었다.
LG는 9회초 2사후 박병호가 우월투런포(비거리 120m)로 추가득점을 올렸지만 그 시기가 너무 늦었다.
두산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7회말 결승타를 때려낸 손시헌(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이종욱(4안타), 김현수(3안타 2타점 2득점), 최준석(2안타 3타점)도 제 역할을 다해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회부터 위기상황을 만들며 진땀을 흘리던 김선우는 4회를 넘기지 못하고 교체됐다. 최종성적은 3.1이닝 8피안타(2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
뒤를 이어받은 성영훈(2이닝 1실점)은 최소한의 임무를 해냈고, 정재훈(1.2이닝), 고창성(1이닝), 이용찬(1이닝 2실점)은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승리계투조의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6회초 1사 후 올라온 정재훈은 동점을 허용했지만 타선의 지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한편, LG 선발 이형종은 4.2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임무완수에 실패했다. 뒤이어 김기표, 이상열, 김광수, 류택현, 경헌호까지 불펜이 총투입됐지만,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다. 패전투수는 이상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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