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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야구?', 김경문 감독의 '다(多)이닝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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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가 5회까지만 던져줘도 '고맙습니다' 하는 말이 나오지. 6회까지면 정말 '생큐'고, 7회까지 던져주면... 어휴..."

김경문 두산 감독이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와 관련해 의견을 피력한 부분이다. 선발투수들의 다이닝 투구를 간절히 바라는 사령탑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수 년간 일명 '불펜야구'를 수행해왔다. 어찌보면 삼성의 '지키는 야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딱히 믿고 맡길 만한 선발진이 부족한 탓으로, 김 감독은 임태훈을 비롯한 강력한 철벽계투진으로 어찌어찌 틀어막으며 힘들게 승리를 챙겨왔다.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 선발투수 자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뽑은 히메네스와 왈론드를 필두로 김선우, 이현승, 홍상삼, 이재우까지 한때 6선발 고민까지 하면서 김 감독은 행복하게 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개막 후 한 달이 지나면서 왈론드는 퇴출 직전이고, 이재우는 팔꿈치 부상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홍상삼은 부진투로 2군행.

결국 확실한 선발진은 히메네스와 김선우, 이현승 정도 뿐이다. 문제는 계획했던 선발로테이션이 펑크난 것도 고민이지만, 이들의 이닝 소화력이 아직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팀내 최다이닝을 소화한 인물은 히메네스로, 그는 지난 24일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이 22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투수가 7이닝 소화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김선우와 이현승은 5~6이닝에서 주춤거린 경우가 많아 김 감독은 여지없이 투수교체라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물론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히메네스, 김선우, 이현승의 이닝 소화력은 만족할 만하다. 세 명 모두 선발진으로서 어느 정도 역할은 해주고 있다.

속칭 '땜빵 선발'로 한 차례씩 등판한 홍상삼, 장민익의 경우 초반을 넘기지 못했다. 왈론드도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시작부터 볼넷 남발로 위기를 자초하고 무너졌다.

이에 비하면 '선발 3인방'의 이닝 소화는 고맙기까지 하다. 등판 6경기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한 히메네스는 사령탑으로서는 사랑스러울 정도.

하지만 우승을 노리는 두산으로서는 계투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발투수들의 분투가 절실하다. 임태훈이 팔꿈치 부종으로 빠져있는 가운데, 선발들이 단순히 5~6이닝 소화에 그친다면(이마저도 꾸준하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고창성, 정재훈, 이용찬 등 불펜진은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종종 7이닝 이상씩 던져주면서 불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청량투'가 필요한 것이다.

김 감독이 바라고 있는 것도 그런 부분이다. 선발투수들에게 완투·완봉은 바라지도 않지만, 꾸준히 퀄리티스타트나 7이닝 정도만 책임져준다면, 훨씬 수월하게 시즌을 끌고갈 수 있다.

"7회까지만 해주면 어휴..."라고 헛웃음을 지은 김경문 감독. 선발투수의 다이닝 소화는 두산의 'V4'를 위한 기초공사가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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