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잘 해내고 있지만 분명히 위기는 온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최근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팀 분위기 속에서도 불안감을 종종 표출했다. 때문에 "이길 수 있을 때 이겨놔야 한다"고 언급하며 승수에 대한 욕심까지 드러냈다. '승패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끼던 평소 김 감독의 모습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의 불안감은 두 가지다. 우선 타자들의 컨디션과 투수들의 컨디션이 엇박자로 오르내리는 것은 괜찮지만, 양 쪽 모두 한 번에 부진을 겪을까 걱정이다. 장기 레이스를 거치는 동안 초반 좋은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고비가 찾아왔을 때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우승으로 향하는 관건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가 바로 예상치 못한 부상이다. 아무리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이라고는 해도 부상으로 인한 주전의 장기 공백은 그 후유증이 크다.
특히, 이 점에서 최근 김경문 감독의 가슴은 철렁했다. 지난 10일 LG전서 선발로 나선 이재우가 갑작스런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회초 2사 후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김 감독은 11일 이재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를 붙박이 선발로 활용할 생각이던 던 김 감독은 시범경기 첫날 쇄골부상을 입은 외야수 정수빈에 이어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부상이란 암초를 만났다.
11일 LG전서는 수 차례 위험한 장면이 나와 사령탑을 놀라게 했다. 1회초 외야 수비를 하던 김현수가 전력질주하며 LG 이대형의 파울타구를 멋지게 잡았지만, 달려가던 스피드를 이기지 못하고 펜스에 정면으로 부딪혔다. 다행히 김현수는 툭툭 털고 일어났지만, 김 감독은 4번 타자의 허슬플레이가 전혀 반갑지 않았다.
이외에도 이날 두산은 선수들이 줄줄이 위험한 상황을 맞았다. 선발 김선우는 2회초 정성훈의 타구에 오른손을 맞고 힘겨운 투구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또 이종욱도 3회초 오지환의 타구에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땅바닥에 얼굴을 부딪혀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김 감독은 민병헌으로 교체했다.
8회초에도 포수 양의지가 박경수 타석 때 파울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스러워했다. 김 감독은 또 곧바로 용덕한을 교체 투입해야만 했다.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이라고 해도 주전들이 줄줄이 부상을 입고 출전여부가 불투명해지면, 전력을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경문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투타 동반 슬럼프가 아니라 바로 주전들의 부상이다. 우승을 노리는 두산과 사령탑으로서는 부상 악재를 최대한 예방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시즌 운용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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