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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상대 자책골'로 FA컵 16강...강원과 대구는 실업팀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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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하나은행 FA컵 32강]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지기' K리그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40)과 내셔널리그 용인시청의 정광석(40) 감독은 경기 전 "경기장 밖에서는 친구지만 안에서는 지도자로 화끈하게 겨루자"는 말을 나눴다.

양 감독의 다짐처럼 뚜껑을 열자 프로와 실업의 차이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용인시청에는 K리그에서 잘 나갔던 '흑상어' 박성배(35)를 비롯해 골키퍼 이광석 등 성남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선수들이 포진해 성남을 위협했다.

성남은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를 비롯해 라돈치치, 파브리시오 등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주전급 자원들을 총동원했다. 신태용 감독은 "대충하는 일은 없다"라며 주전 선수들을 내세운 이유를 밝혔다.

그래도 '결정력'이라는 차이가 있었다. 성남이 21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32강전 용인시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전반 5분 조재철의 슈팅을 시작으로 성남의 공세가 시작됐다. 17분 라돈치치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등 금방이라도 골이 나올 기세였다.

그러나 용인시청의 조직력은 대단했다. 수비에서 미드필드까지 촘촘하게 세우며 성남의 공격을 봉쇄하는데 집중했다. 약팀이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대항한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6분 고재성을 빼고 송호영을 투입해 공격 강화에 나섰다. 그래도 용인시청의 방패는 단단했다. 성남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도재준과 지난해 강원FC에서 활약했던 추정현이 박성배와 스리톱으로 성남의 수비를 압박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경기의 균형이 성남으로 기울어졌다. 14분 용인시청의 골키퍼 이광석이 외곽에서 날아온 볼을 펀칭했지만 운이 없게도 민경일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꺾이며 자책골이 됐다. 성남으로선 행운의 골이 터진 것이다.

골이 터지자 성남은 실리 축구로 전환했다.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35분 파브리시오를 빼고 홍철을 투입해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후 성남은 용인시청의 막판 공세를 잘 견디며 '이변'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다른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강원FC와 대구FC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대구FC는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시청과의 경기에서 연장 전반 2분 장혁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강원FC도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 한국수력원자력과의 경기에서 연장 전반 15분 김기중에게 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지난해 우승팀 수원 삼성은 동국대학교에 고전하다 후반 터진 주닝요의 두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전북 현대는 프로 2년차인 임상협이 해트트릭을 해내며 전주대학교를 5-0으로 대파했다.

지난해 16강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경희대학교에 2-1로 신승을 거뒀던 대전 시티즌은 두 번 당하지 않겠다는 듯 확실하게 나서 이번에는 3-1로 이겼다.

◆ 2010 하나은행 FA컵 32강전 결과

성남 일화 1-0 용인시청(탄천 종합운동장)

전북 현대 5-0 전주대학교(전주 월드컵경기장)

광주 상무 3-0 울산 현대미포조선(광주 월드컵경기장)

전남 드래곤즈 6-2 김해시청(광양 축구전용구장)

창원시청 2-3 경남FC(창원 축구센터)

안산 할렐루야 1-2 인천 유나이티드(안산 와~스타디움)

수원시청 1-0 대구FC(수원종합경기장)

부산 교통공사 1-3 제주 유나이티드(부산 구덕종합운동장)

대전 한국수력원자력 1-0 강원FC(대전 한밭종합운동장)

대전 시티즌 3-1 경희대학교(대전 월드컵경기장)

부산 아이파크 3-0 인천 코레일(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천안시청 1-2 강릉시청(천안 종합운동장)

포항 스틸러스 5-1 충주험멜(포항 스틸야드)

수원 삼성 2-0 동국대학교(수원 월드컵경기장)

울산 현대 5-1 고양 KB국민은행(울산 종합운동장)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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