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의 전 사령탑인 김호 감독은 '박니'라는 별명을 가진 박성호(28)의 기량에 대해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니'는 박성호가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공격수인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외모와 플레이가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별명이다.
187cm 장신인 박성호의 하드웨어에 골 냄새라는 본능이 장착되면 국내 최고의 타깃형 공격수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국가대표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7년 부산 아이파크 시절 그를 지도했던 앤디 에글리 전 감독도 "박성호가 판 니스텔로이같은 능력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박니'라는 별명처럼 제 몫을 충분히 해낼 공격수"라며 가능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2001년 안양LG(현 FC서울)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박성호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2003년까지 세 시즌 동안 고작 7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신장은 좋았지만 골 넣는 능력은 부족한 평범한 공격수였다.
반전의 계기는 2006년 부산으로의 이적이었다. 경기 출전수가 많아지면서 체력이 좋아지고 감각도 살아났다.이적 첫해 2골 1도움, 다음해 5골 2도움으로 공격포인트를 착실하게 쌓았다.
2008년 정성훈과 맞트레이드로 대전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박성호의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비록 팀 성적과는 반대의 길을 걸었지만 7골 4도움으로 제 몫을 했고 지난해는 9골 2도움으로 득점 부문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박성호의 특징은 폭넓은 움직임이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를 압박하며 스스로 볼을 소유해 공격을 전개한다. 덕분에 대전 미드필드진은 박성호가 상대 수비를 이끌고 나온 공간으로 침투해 찬스를 만든다.
올해도 박성호는 대전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이름값 있는 공격수가 없는 열악한 시민구단에서 박성호는 바벨-알레 두 외국인 선수와 고창현의 지원을 받아 골대와 자주 만나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전 프런트는 대체로 박성호의 올 시즌 골을 15골로 예상했다. 다소 무리(?)한 전망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자 채승목 홍보마케팅 팀장은 "그동안 상승세를 탓기 때문에 15골은 충분히 넣을 수 있다"라며 박성호의 기량에 신뢰감을 나타냈다.
물론 이면에는 박성호가 많은 골을 넣어 팀의 간판 홍보거리(?)가 돼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국가대표나 유명 선수가 부재한 만큼 박성호의 골 퍼레이드가 대전의 자랑거리였으면 하는 소망이 담겨 있다.
17일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 시즌 첫 승을 안긴 박성호도 골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팀의 전력이 안정돼야 한다는 단서가 깔려 있지만 "지난해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하도록 하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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