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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철의 소심한 항명(?)과 깜짝 놀란 김경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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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이 선수의 항명(?) 사태에 깜짝 놀랐다. 바로 외야수 임재철의 한 마디가 그 단초.

사연은 이렇다. 지난 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전날 경기(8일 한화전)에 나란히 등판했던 홍상삼에 대한 채찍과 함께 조승수에 대한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홍상삼에 대해서는 지난해 9승의 기억과 함께 1년간의 경험이 지금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까지 서슴지 않았고, 매끄러운 번트 수비로 위기상황을 넘긴 조승수에 대해서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취재진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 앞에서 배트를 휘두르고 있던 임재철이 보였다. 이에 김 감독은 "어이~ 벤치 리딩히터!"라고 부르며 인사를 건넸다. 최근 대타로 나설 때마다 안타를 뽑아주는 임재철에 대한 고마움이 깔린 한 마디였다.

하지만 그 순간 임재철은 돌아서서 웃으며 큰 목소리로 "감독님, 전 이번 (한화와의) 3연전에 몇 번 나가지도 못했습니다"라고 응수했다. 시즌 들어 주로 대타 요원으로만 기용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심한 불만표출인 셈이다.

이에 김 감독은 화들짝 놀랐다. 고참인 임재철이 본인의 출전 여부를 놓고 감독에게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곧바로 "미안하다. 내가 6, 7할 타자를 안내보내고 있구나"라며 임재철에게 사과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임재철이 사라지고 난 후 김 감독은 "진짜 그렇게 됐군, 못해서 안내보내는게 아닌데..."라고 혼잣말을 되뇌였다.

이어 취재진을 상대로 김 감독은 "절대 (임)재철이가 못해서 못나가는게 아니다. 재철이가 형으로서 지금 희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견스럽다"라고 연신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표현했다.

시즌 초반 단독선두를 질주하면서 두터운 선수층 덕을 톡톡이 보고 있는 두산의 '행복한 고민'이 빚어낸 해프님이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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