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철 두 골' 성남, 수원 물리치고 단독 2위 점프

"정신 차려, 수원!"

팬들의 간절한 외침에도 구멍 뚫린 수비는 상대의 깔끔한 결정력에 힘을 쓰지 못했다. 최후방 골문 앞에서 수비라인을 조율하는 맏형 이운재도 손을 쓸 수 없는 실점이었다.

성남 일화가 9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7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개막 후 여섯 경기 무패행진(3승3무)을 이어갔다. 승점 12점을 확보하며 골득실에서 +10으로 FC서울(+8)에 앞서 단독 2위로 점프하는 기쁨도 얻었다.

경기의 관심사는 온통 수원과 성남의 수문장 이운재-정성룡의 활약 여부에 맞춰져 있었다. 올 시즌 들어 이운재가 잦은 실수로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앞두고 있어 그럴 수밖에 없었다.

포문은 성남이 열었다. 전반 8분 라돈치치가 왼쪽 측면을 침투한 뒤 반대편으로 가로지르기한 것을 조재철이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근처에 있던 수비수 강민수가 다른 생각을 하던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수원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17분 서동현의 슈팅이 동료에 맞고 나오자 홍순학이 오른발 슈팅으로 왼쪽 골문 구석을 노리는 등 밀리지 않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지난 4일 라이벌 FC서울에 1-3 패배를 당한 데 이어 숙적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패하면 3연패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 터라 사력을 다했다.

이런 수원의 바람과 달리 성남의 추가골이 터졌다. 23분 몰리나가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날카로운 프리킥을 또 조재철이 수원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파고들어 머리로 밀어넣었다.

자신감이 넘친 성남의 공격진은 수원의 수비진을 헤집으며 다양한 지점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경기장을 찾은 축구대표팀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강민수를 직접 거론하며 "수원 수비진의 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후반, 수원은 플레잉 코치 김대의와 프리킥이 좋은 미드필더 주닝요를 투입했다. 막혔던 공격이 서서히 풀려갔고 차범근 감독은 19분 하태균까지 투입해 총공세로 나섰다.

시도는 적중했고 27분 하태균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골키퍼 정성룡과 일대일로 마주친 상태에서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분위기를 탄 수원은 주닝요가 프리킥으로 골을 노리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초반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수원은 성남의 조직력 앞에 무릎을 꿇으며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