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를 다소 어렵게 시작했다.
김연아는 27일 새벽(한국 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0.30점(기술 점수 30.02, 프로그램 구성점수 30.28)을 받으며 7위에 머물렀다.
60.30점은 올 시즌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가장 낮은 점수다. 2006년 시니어 무대 데뷔 후를 모두 따져봐도 2007~2008 시즌 그랑프리 3차인 컵 오브 차이나에서 58.32점, 2008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 59.85점 이후 세 번째로 낮다.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허탈감에 빠져 힘들어 했던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적에 상관없이 편안하게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제대로 따르지 않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영화 007 시리즈의 배경음악인 '007 메들리'에 맞춰 올 시즌 마지막 '본드걸'로 나선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무리 없이 해내며 순항했다.
이어진 단독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서는 착지가 조금 흔들렸다. 트리플 플립은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레이벡 스핀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얼음에 스케이트 날이 걸린 듯 왼발을 올리지 못하는 등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스파이럴 시퀀스 시도에서도 다소 문제가 있었던 김연아는 집중력을 살렸고 더블 악셀과 플라잉 싯 스핀, 스텝 시퀀스,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 등을 해내며 연기를 마쳤다.
환한 표정으로 관중에 답례한 김연아는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점수를 기다렸고 예상 밖의 낮은 점수가 나오자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함께 출전했던 곽민정(16, 군포 수리고)은 47.46점(기술점수 27.30, 프로그램 구성점수 21.16)으로 23위를 기록하며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획득했다.
곽민정은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나머지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와 스파이럴 시퀀스, 더블 악셀 등은 어렵지 않게 해내며 연기를 마쳤다. 곽민정은 점수를 확인한 후 눈물을 흘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1위는 미라이 나가수(미국)가 70.40점으로 차지했다.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던 아사다 마오(일본)가 68.08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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