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속의 '미래' 모태범-이상화-이승훈, 제대로 '사고 치다'

한국 빙속의 '미래'라 불리는 '신예'들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스피드스케이팅 신예들이 연이어 치고 있는 '사고'에 한국 국민들은 감동의 눈물을 함께 흘리면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또 올림픽이 열리기 전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한 선수들이 연인 쾌거를 일궈내 그들의 메달 소식은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작은 이승훈(22, 한국체대)이었다. 이승훈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6분16초95를 기록하며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대한민국 사상 첫 메달이 나왔다. 게다가 이승훈의 은메달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나온 첫 번째 메달이기도 했다. 그 값어치를 잘 알 수 있다.

16일. 이번엔 올림픽에 처녀 출전한 모태범(21, 한국체대)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모태범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34초92를 기록하며 전체 2위를 차지했고, 2차 레이스에선 34초90으로 기록을 더욱 앞당겨 합계 69초82로 전체 1위에 오르며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의 금메달은 한국 동계올림픽 사상 쇼트트랙을 제외한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한국 동계올림픽 역사, 그리고 한국 전체 스포츠 역사에서 커다란 획을 그은 것이다. 이런 대단한 일을 이규혁, 이강석 등 경험많은 선배들이 아닌 '신예' 모태범이 해낸 것이다.

남자들만 기세를 올리게 둘 수는 없다? 태극낭자도 '사고' 대열에 합류했다. 17일 이상화(21, 한국체대)가 또 해내고 말았다. 이상화는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 1차 레이스에서 38초24를 기록했고, 2차 레이스에서 37초85를 기록하며 합계 76초09로 전체 1위에 오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의 금메달은 한국 여자 빙속 사상 최초로 따낸 메달이자 금메달이다. 이상화 역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와 한국 동계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한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 모두 아직까지 약관을 갓 넘긴 나이다. 한국 빙속의 미래는 그래서 더욱 밝다.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