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의 꿈이 사그러들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이자 500m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섰던 이규혁(32, 서울시청)이 메달 획득에 아쉽게 실패했다.
이규혁은 16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 2차 합계 70초48의 기록(1차 35초145, 2차 35초344)으로 15위에 그치며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오히려 이규혁은 어린 후배 모태범이 파란을 일으키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감격적인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주는 처지가 됐다.
지난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5번째 올림픽 무대에 선 이규혁은 이번 대회에서 500m 종목의 유력한 '금빛 후보'였다.
남들은 2~3번 출전하기도 어렵다는 올림픽 무대에 5번이나 출전한 이규혁이지만 그에게 올림픽은 '영광의 무대'보다는 늘상 '좌절의 무대'로 정리됐다.
10대 선수로 첫 도전에 나섰던 1994년 릴리함메르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 1998년 나가노 대회를 비롯해 2002년 솔트레이크, 2006 토리노 대회에서 확실한 메달 후보라는 기대 속에 경기에 나섰지만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월드컵과 세계스프린트선수권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이규혁이었기에 올림픽에서의 부진한 성적은 늘 아쉬움이 많았던 것.
이제 밴쿠버에서 그 5번째이자 실질적으로 마지막 올림픽 메달 도전에 나선 이규혁이었지만 첫 경기였던 500m에서는 후반 스퍼트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다시 한 번 눈물을 삼켜야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2009~2010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정상급 기록을 뽐냈던 터라 허탈함은 더했다.
이규혁은 지난해 9월 월드컵 1차 대회 500m 1, 2차 레이스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뒤 4차 몬트리올 대회 500m 레이스에서 금메달,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세를 올린 이규혁은 5차대회 500m 1,2차 레이스를 모두 우승한데 이어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하며 절정에 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더 남아 있다. 16년 동안 올림픽 문을 두드린 이규혁에게는 18일 열리는 1,000m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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