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에서 한 게스트가 키작은 남성을 비하한 일명 '루저' 발언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수다' 제작진은 편집없이 방송을 내보냈다는 점에서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으며, 방송에 출연한 여대생 이 모씨는 신상정보와 과거 이력 등이 공개되는 등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다.
12일에는 '루저' 발언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한 남성이 언론중재위원회에 KBS를 상대로 1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정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언론중재위는 예비심리를 열어 사건이 정당한 건지를 판단할 예정이지만 해당 발언과 유씨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성립되기 힘들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남성의 언중위 조정 신청은 그 결과와 상관없이 '미수다' 루저 발언의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 지를 입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녀들의 수다'의 지난 9일 방송에 게스트로 나온 모대학교 재학생 이모씨는 키 작은 남자와의 교제에 대해 "키가 작으면 일단 싫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키가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한다. 180㎝는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방송되자 인터넷상에는 이른바 '루저' 파문이 일어났다.
방송이 나간지 채 몇 시간이 되지도 않아 네티즌들은 이 모씨의 미니홈피 공격 뿐만 아니라 이 씨의 과거 사진과 이력 등 신상폭로가 이어졌다. 이 모씨가 재학중인 학교 홈페이지 역시 공격을 받았으며 근거없는 비난도 줄을 이었다. 인터넷에는 '루저의 난'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패러디물이 제작되기도 했다.
이에 이 씨는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공식사과 했다.
이 씨는 "처음으로 공중파 토크쇼에 출연해 5시간 가량을 촬영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앞에서 카메라는 계속 돌아가고 무대 밖에서는 4명의 작가들이 스케치북에 그 다음 순서가 누군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시를 계속 해 줬다. 우리들은 그 지시 그대로 따랐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이어 "제일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 '루저'라는 단어는 미수다 작가 측에서 대사를 만들어 대본에 써준 것"이라며 " 물론 사리분별 없이 대본을 그대로 따른 것은 잘못이지만 방송이 처음이었던 난 낯선 상황에서 경황 없이 대본대로 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의 이같은 발언에 논란이 재점화 되며 '미수다'의 제작진 역시 네티즌들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미수다' 게시판을 통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여과없이 방송에 내보냈다는 점과 게스트의 행동에 '나몰라라' 식의 책임감 없는 대처 방법에 대해 질타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현재 '미수다'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는 개인 신상을 폭로하는 등 사이버 테러를 서슴치 않은데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같은 정보를 다른 사이트로 퍼나르는 등 이번 사태를 웃음거리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자신의 발언이 미칠 파장에 대해 고민없이 발언한 출연자도 문제지만, 방송을 만드는 제작진이나 네티즌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신중하고 자기 반성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